'10원' 차이로 놓친 5억짜리 아파트
법원 경매에서 10원 차이로 감정가 5억원짜리 아파트를 낙찰받은 사례가 나왔다.

28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따르면 최근 경매된 경기 파주 교하지구 책향기마을 우남퍼스트빌 161㎡형(48평)이 3억2130만원에 낙찰됐다. 두 번째로 높은 응찰액 3억2129만9990원과는 불과 10원 차이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낙찰가와 2등 응찰가가 수십만원 차이 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단돈 10원 차이로 낙찰자가 결정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경매 현장을 참관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10년 이상 경매를 지켜봤지만 10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감정가 5억원인 이 아파트는 두 차례 유찰돼 최저 응찰가가 감정가의 49%인 2억4500만원까지 낮아져 5명이 응찰 경쟁을 벌였다.

'10원' 차이로 놓친 5억짜리 아파트
10원 차이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었던 것은 2위 응찰가를 써낸 투자자가 십원 단위까지 고집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매 참여자들은 보통 경쟁자를 간발의 차이로 이기기 위해 백만원,십만원,만원 단위까지는 적어내는 게 일반적이다. 드물지만 원 단위까지 채워서 응찰가를 써내는 이들도 있다.

이서복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경매담당 교수는 "차라리 더 넉넉하게 응찰가를 높여 확실하게 낙찰받는 게 나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전문인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2등과 차이가 적을수록 낙찰자는 희열을 느낀다"며 "급매물보다 높게 받았는데도 2등을 적은 액수 차이로 이겼다고 만세를 부르는 일도 일어난다"고 말했다. 단독 응찰로 시세보다 싸게 낙찰받으면 응찰가를 더 낮게 써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게 경매 투자자의 심리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