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 주택 시장 침체와 해외 수주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글로벌 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선포한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1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건설,세계로 미래로'를 주제로 '2011년 건설의 날' 기념식을 갖는다고 16일 밝혔다.

행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장광근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최삼규 건설단체총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장),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이재균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건설산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내용의 '비전 2020'을 선포할 예정이다.

◆"녹색 · 첨단 · 해외건설에서 기회 찾자"

건설업계는 글로벌 건설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비전을 세워 그에 걸맞은 경쟁체제를 갖춰 나가자고 결의할 예정이다.

해외 건설시장을 다변화하고,첨단그린도시 등 새로운 건설 상품개발 방안도 논의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면 첨단 정보통신 · 녹색분야를 건설 상품과 결합하는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빈발하는 각종 자연 재해에 견디고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건축물 · 교통시설 등이 전 세계인의 공통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여기서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사회간접자본(SOC)에 녹색 산업을 접목시키는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친환경 SOC 투자를 통해 녹색산업 분야에서 한 발 앞서고 있어서다.

초고층 건물과 초장대 교량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시장은 올해까지 6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가 넘는 장대교량 건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건설업계 글로벌체계 구축 시급

중동 등 일부 지역에 몰려 있는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고,글로벌 시장에 맞는 건설계약 ·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 건설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하려면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으로 수주지역을 다변화하는것은 기본이다. 건설상품도 플랜트 위주에서 고속철도 · 친환경에너지시설 · 도시개발 등으로 다양화하고,공사를 계약하고 수행하는 시스템도 글로벌 표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계는 과도하게 주택시장에만 매달려온 탓에 위기를 불러왔다는 점을 자성하고,정부도 업계의 책임만 따질 게 아니라 한국 건설이 신속하게 글로벌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업 투자비중은 1990년대 20%대에서 지난해에는 17%까지 떨어졌다. 국내 건설공사 물량도 2011년 180조원에서 올해는 103조원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건설시장도 중국 건설사들의 저가 수주 등으로 수주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의 생산체계가 아직도 후진적이고,정부의 발주시스템도 낙후된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업계는 이런 점을 감안해 '글로벌 건설산업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