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인 넥스젠과 중견 건설사인 백아건설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몰디브에서 대규모 주택단지건설사업에 나선다. 개발자금을 미국 금융사로부터 조달하는 것이어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개발사업 자금 확보 다각화 차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스젠 백아건설은 오는 3월부터 몰디브 23개 섬에 조립식 주택(조감도) 3000여채 건축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몰디브 주택사업 시행사인 넥스젠의 서용환 회장은 "몰디브에는 고급 주택보다 국민주택 규모의 집이 절대 부족한 상태여서 건축비가 낮은 조립식 주택을 공급키로 결정했다"며 "총사업비로 1억5000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택개발 자금은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가 63%를 선투자하고 넥스젠이 나머지 37%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OPIC는 미국 정부 기관으로 신흥국가에 대한 해외투자와 위험관리를 맡고 있다.

시공과 사업관리(CM)는 한라건설이 참여를 검토 중이고 토목공사는 토목전문업체인 백아건설이 진행한다. 설계는 국내 업체인 엘탑종합건축사사무소가 3월 말까지 끝내게 된다.

공사기간은 총 1년 정도로 내년 4월쯤이면 준공할 전망이다. 공사를 끝내면 몰디브 주택부(한국의 국토해양부)와 주택공기업인 HDFC가 건립된 주택을 모두 사들여 책임분양에 나서게 된다. 준공 후 넥스젠과 OPIC는 몰디브 정부로부터 사업비의 15%를 바로 받고,나머지 85%는 이자를 포함해 15년간 상환받는다.

이번 주택건설사업은 모하메드 나시드 몰디브 대통령의 주요 선거공약으로 몰디브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정책사업이다. 몰디브 정부는 최근 추진 중인 3000채 주택건설 외에도 2만5000여채의 주택을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3000채 사업을 원만하게 수행하면 이들 사업도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넥스젠 측은 기대했다.

넥스젠이 몰디브 정부로부터 주택사업을 따낸 것은 지난해 4월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몰디브 정부가 개최한 한국 기업인 초청 간담회에서다. 간담회에 참석한 나시드 대통령은 넥스젠에 주택개발사업 파트너로 참여해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벤처 및 부동산개발이 주력 사업인 넥스젠은 주택사업 외에도 몰디브 정부와 석유 · 원유 저장소,원유정제시설,10㎿ 태양광사업,풍력발전사업(NUL) 등에 대한 사업 계약서를 체결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