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 품귀로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세입자 모시기'에 나서 주목된다.

1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신규 입주 아파트가 대거 쏟아졌던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인천 청라지구 등에서는 집주인과 건설회사들이 세입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 · 대형 아파트는 전세 수요를 유인하기 위해 '전세 마케팅 이벤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작년 8월과 10월에 위시티블루밍(2350채)GS자이(4683채) 등 2개 단지 7033채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고양시 식사 도시개발사업지구에는 현재 200여채가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위시티블루밍 시행사 관계자는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는 대부분 입주가 끝났지만 잔금 부족 등으로 전세를 내놓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달 말께 홈쇼핑 채널을 통해 '전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 T공인 관계자는 "30평형대 중형은 거의 소진됐고 156,157㎡(47평형)짜리가 1억8000만~2억원 선에 전세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 강남권의 60% 수준인 데다 서울까지도 40분~1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서울 · 일산 세입자들은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일반 관리비도 3.3㎡당 2500원으로 중형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청라지구도 입주물량 급증으로 전 · 월세 매물이 남아돌고 있다. 청라국제공인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각각 2900여채와 6000여채가 대거 입주에 나섰거나 입주 예정이어서 임대 매물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임대 시세도 낮다. 85.8㎡(26평형)짜리 소형 전셋값이 8000만~1억1000만원,112㎡(34평형)짜리 중형은 1억1000만~1억3000만원대에 형성됐다.

이 같은 전세 양극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주택이 절대 부족했던 시기의 전세대란과 달리 최근에는 지역별 평형별 공급쏠림으로 인해 전세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