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올해도 심상치 않다. 전셋값도 작년에 이어 계속 상승세다. 올해 신규 입주 주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입주 물량은 전국적으로 20만채에 조금 못 미친다. 작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신규 분양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우려스럽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세는 이주 물량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작년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전세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거나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올해 입주하는 주요 단지를 눈여겨볼 것을 권하고 있다.

◆올해 입주 35% 급감…19만여채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가 예정된 물량은 19만1451채에 달한다. 2000년 이래 전국 입주 물량이 20만채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의 29만3435채보다는 34.8% 감소한 것으로 2002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전국 입주 물량이 30만채를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다.

1000만여명이 몰려 살고 있는 수도권은 더 심하다. 경기도의 올해 입주 물량은 5만54채로 작년(11만2767채)의 반도 안 된다. 서울과 인천이 작년보다 각각 8.3%,5.5% 많아지며 3만8894채,1만9553채로 전망됐지만 수도권 전체로는 입주 물량이 작년에 비해 달리게 됐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07년 분양가 상한제에 걸리기 전에 용인 파주 등에서 대거 분양한 아파트들의 입주가 끝나간다"며 "이후엔 주택 공급 과잉 우려로 주택 분양이 적었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지방 대도시들의 입주 물량도 크게 준다. 대구는 52.4% 감소한 6111채가 올해 입주를 대기 중이다. 경북은 51.2% 줄어들은 7244채,경남도 52.1% 쪼그라든 6036채다. 작년에 1만947채가 입주한 울산은 무려 78.3%나 급감하며 올해 입주 아파트는 2372채에 불과하다. 주택 공급이 한동안 없었던 탓에 입주 물량이 감소한 것인데,작년에 집값이 올랐던 이들 지역의 집값이 더 뛸지 관심이다.

◆서울 재개발 · 재건축 완공 단지 주목



올들어서도 서울 수도권의 전셋값이 치솟고 있어 입주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셋값 때문이라면 대단지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나오는 초기엔 전셋값이 낮게 형성된다. 기회만 잘 잡으면 전셋값 급등세를 피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울에선 대단지가 많지 않다. 미아동 미아뉴타운 두산위브(1370채)와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1764채)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1070채) 등이 1000채 이상이다. 북한산힐스테이트7차만 7월에 입주가 예정돼 있고,나머지 두 단지는 연말께인 11~12월에 입주가 잡혀 있다.

이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고덕리엔파크3단지가 눈길을 끈다. 2283채의 대단지로 66~148㎡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인 시프트와 임대아파트 등 임대 물량이 1668채다.

내달 입주가 가능해 지금부터 전세나 새 집을 알아볼 수 있는 곳으로는 공덕동 래미안공덕6차(794채)와 신계동 신계e편한세상(867채)이 있다. 두 곳 모두 광화문과 여의도 등 부도심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단지 규모도 적당하다는 평가다. 또 아파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시공사라는 점도 좋은 평가 요인이다. 공급면적 기준으로 49~151㎡(래미안공덕6차),52~186㎡(신계e편한세상) 등 면적도 다양하며,중소형 비중이 높다.

특히 서울에선 올해 입주 물량 중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가 46%에 달할 만큼 소형 아파트가 많다. 1~2인 세대와 신혼부부 등 소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소형 아파트의 70%인 1만3879채는 임대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수도권,김포 · 수원 · 고양 입주 물량 관심


올해 수도권의 전체 입주 물량은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1000채 이상의 대단지가 입주하는 곳도 잘 살펴보면 꽤 된다.

김포에선 김포신도시인 걸포동을 눈여겨봐야 한다. 오스타파라곤의 3개 단지가 이달 중 입주를 시작한다. 3개 단지를 합하면 총 1636채에 달해 이 일대 전셋값과 매매 가격이 일시 떨어질 조짐도 보인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녹지율이 40%에 육박하는 게 특징이다.

수원에선 하반기에 대단지 입주가 몰려 있다. 9월에 이의동 울트라참누리(1188채)를 시작으로 10월엔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1753채)과 아이파크시티(793채)가 권선동에서 집주인을 기다린다. 권선주공을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재건축한 권선자이e편한세상은 34개동 대단지로 주변에 초 · 중 · 고 8개교와 학원가가 있고,2013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인 수원시청역과도 가깝다. 아직 잔여 세대를 분양하고 있다.

작년에 입주가 집중 돼 '입주폭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용인 고양 파주 등에서도 많진 않지만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매머드급 단지는 고양시 덕이지구 내 '하이파크시티 신동아파밀리에'다. 신동아건설이 공급하는 이곳은 총 3316채로 2월께 입주를 시작한다. 덕이지구엔 현대산업개발의 '덕이아이파크'(1556채)도 입주가 진행되고 있어 전세 및 매매 물건이 많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아파트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는 신규 대단지는 상대적으로 물건을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2년 후 재계약 시 전세금을 대폭 올려줘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향후 자금 조달 계약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생 단지는 상업시설,문화 교육시설 등 주변환경 정비가 완료되지 않아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