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내년 보금자리주택을 전용 60㎡ 이하 소형 위주로 공급하는 등 주택 공급 관련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안정 대책을 확대하면서 재당첨 제한 완화 등으로 주택 수요를 촉발시킨다는 방침이다. 전 · 월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실거래 정보를 매달 공개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에 보금자리 우선 공급

국토부는 보금자리 공공분양주택 중 60㎡ 이하를 전체 공공분양 물량의 20%에서 50% 이상으로,10년 · 분납 임대는 60%에서 80% 이상으로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국토부는 "보금자리주택은 서민에게 적합한 실용주택으로 짓는 게 맞다고 보고 소형 건립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주택이라도 서울 강남권 84㎡의 분양가는 3억5000만원을 웃돌아 서민들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아니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보금자리주택이 민간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전용 50㎡ 안팎,74㎡,84㎡ 등 3가지 크기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했으나 지난달 3차지구 사전예약에서는 84㎡를 제외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보금자리주택 중 전용 74~84㎡가 가장 인기있는 규모여서 전용 60㎡ 이하 비중을 늘리면 민간주택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청약 순위가 같으면 저소득자가 당첨받도록 소득 기준도 확대한다. 저소득층에 보금자리주택을 우선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 100% 이하 세대에만 자격을 주는 등 일부 유형에서 소득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일반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소득 기준을 적용하기로 하고 구체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낮추는 대책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비용 절감형 건설공법 도입 △도로 · 녹지 규모 축소 △분양가 검증절차 마련 등을 통해 보금자리주택 조성원가를 최대한 낮춰 공급가격을 적극 인하하기로 했다. 내년에 보금자리주택은 수도권 18만채(그린벨트 해제지 10만채 포함),지방 3만채 등 총 21만채가 공급된다.

◆주택 수요 진작책도 마련

국토부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살아날 수 있도록 각종 투자 관련 규제를 가급적 푼다는 방침이다. 당초 내년 3월 말까지만 적용하지 않기로 했던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을 2012년 3월 말까지 1년간 연장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를 청약해 당첨받으면 주택 크기 등에 따라 1~5년간 재당첨이 제한돼 청약이 불가능했지만 작년 4월부터 민영주택에 한해 재당첨 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민영주택 분양 때도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한다. 민간 임대주택에 사는 저소득층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주택바우처 제도도 도입을 검토한다.

도심 소형주택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올해 1만5000여채를 공급했으나 내년에는 4만채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예산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 등으로 통과되지 못한 도시형 생활주택 제한 완화(150채 미만에서 300채 미만으로 확대) 관련 법안을 최대한 빨리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하고 주택기금 대출 기준을 완화해 1월부터 지원을 확대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내년 3월부터는 아파트 전 · 월세 실거래 정보(단지명,가격,층,계약 시기 등)를 월별로 공개한다.

그러나 심화하고 있는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