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 해외 수주 6조원,해외 매출 4조5000억원을 올려 글로벌 100대 건설사에 진입할 것입니다. "

김현중 한화건설 해외부문 사장(사진)이 올초 경영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회사 직원들은 이 말에는 단순히 목표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감이 배어 있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김 사장이 해외부문을 맡은 2002년부터 한화건설의 해외 공략은 시나리오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수주액은 3배 가까이 불어났고,매출은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부분까지 포함한 한화건설의 시공능력평가는 35위에서 11위로 껑충 뛰었다.

김 사장은 "후발주자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철저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대림산업 등 오래전부터 해외에서 대규모 공사를 진행해온 회사와 이제 막 시작하려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만든 뒤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김 사장은 "단순히 시공하는 것보다 기술력을 쌓을 수 있고,수익성을 남길 수 있는 현장을 고르기 위해 분석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지금도 이어져 공사 수주전에 참여하기 이전 기획부터,자금조달,설계,사업구조 개발,사후관리 등을 한 뒤 타당성이 있어야만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목표는 한화건설이 글로벌 디벨로퍼 건설사가 되는 것이다. 당장 기술력과 돈이 되는 해외플랜트도 좋지만,개발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그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이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직원들의 글로벌화도 함께 진행시킨다. 건축 현장기사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자신의 경험에 비춰 해외 시장을 알아야 사업성을 보는 눈이 더 생긴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그는 건설현장에 몸담은 이후 방문한 나라가 50여개국,비행기로 이동한 거리는 300만마일을 넘는다. 지구 120바퀴를 돌 수 있는 거리다.

그는 "그룹과 연계해 지역전문과 과정과 해외 MBA 과정 등에 직원들을 선발해 넣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해외 건설인력 양성과정과 함께 영어회화 강의,글로벌 비즈니스 과정 등을 통해 직원들이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이 직원들이 올초 신설한 해외기획팀 등 해외사업 관련 20개 팀에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