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 속, 분양가 인하 단지는 '분양 성공'
하반기 저렴한 분양가로 승부수 띄운 단지 속속 공급

주변 단지보다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된 단지들이 전국 곳곳에서 괜찮은 분양성적을 보이면서 분양가 인하 바람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분양한 ‘반포 힐스테이트’는 주변 시세보다 20%정도 낮은 3.3㎡당 평균 3050만원에 분양한 결과, 104가구(일반분양분)모집에 총 841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모집을 1순위에서 마감했다.

또 서울 역삼동 래미안 그레이튼도 주변 시세보다 10% 낮은 가격인 3.3㎡당 2616만~2968만원에 공급해 10.1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분양가를 내려 성공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미분양 적체가 심해 최근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기피 현상을 벌이고 있는 대구지역에서는 포스코건설이 분양가를 6년 전 수준으로 책정해 그야말로 분양대박이 났다.

"저렴하지 않으면 수요자 못잡는다"..건설사, 분양가 인하 바람
포스코건설이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공급한 ‘이시아폴리스 더샾’은 계약을 진행한지 불과 50일 만에 70%에 달하는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구지역의 시장 환경 속에서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 분양 전부터 많은 힘을 기울였다”며 “브랜드 파워에 저렴한 분양가까지 받쳐줘 성공적으로 분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호반건설이 주변단지보다 3.3㎡당 40~50만원 정도 낮춰 분양한 ‘광주 수완지구 베르디움’과 협성종합건업이 인근 시세대비 3.3㎡당 약 50만원 저렴하게 공급한 ‘부산센텀협성르네상스’ 등도 양호한 분양성적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분양을 앞둔 아파트도 속속 분양가를 인하에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우미건설이 9월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A18블록에 분양하는 ‘별내 우미린’도 기존 같은 지구에 이미 분양된 아파트보다 3.3㎡당 40~50만원 낮춘 1100만원대로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별내 우미린’은 지하 2층~지상 22층, 총 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101~117㎡, 396가구로 구성된다. 특히 별내역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중심상업지구와 인접해 있는 등 별내지구 내에서도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어 주목해볼만 하다.

또 경상북도 구미에서 파라다이스 글로벌 건설부문이 분양하는 ‘구미 파라디아’도 3.3㎡당 400만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분양에 나서며 우미건설이 청라지구에 분양할 ‘청라 린 스트라우스’ 오피스텔도 인천지역 내 분양됐던 타 단지보다 분양가를 낮춰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는 “수요자들의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분양에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건설사 사이에도 퍼지면서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