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물량·시기 조정
11월 예정 3차 지구 사전예약
80%서 50% 이하로 축소
민간건설사 참여 확대
85㎡ 이하 짓는 것도 허용
정부가 '8 · 29 부동산 대책'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물량 · 시기 조정 방안 등을 담은 것은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시세의 50~70%대에 분양돼 주택시장 수요를 지나치게 위축시킨다고 지적돼온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사실상 조절함으로써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신규 분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건설업계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시장 활성화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29  부동산 대책] 보금자리 속도조절…민간분양 활성화·미분양 해소 유도

◆3 · 4차 보금자리 조정

정부는 오는 11월 진행할 3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을 전체 공공 분양주택의 80%(1만5000여채)에서 50%(9000여채)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4차 지구 사전예약도 주택 시장 상황을 봐가며 물량과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10~11월 선정,발표할 4차 보금자리 지구 수도 이전(4~6개)보다 적은 2~3개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수도권 60만채,지방 14만채를 건설한다는 보금자리 공급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간 건설사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 25%인 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 비율을 높이고,85㎡ 이하 중소형 주택도 지구별 수요와 여건을 봐가며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전예약 왜 줄이나
[8.29  부동산 대책] 보금자리 속도조절…민간분양 활성화·미분양 해소 유도

정부가 보금자리 3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엔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광교신도시에서 대광건영이 분양한 아파트가 94채나 미달돼 광교 첫 미달 사태로 기록됐다.

건설업계는 아파트 미분양 원인 중 하나로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꼽고 있다. 대형 건설사 주택담당 임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아파트를 내놓았는데도 수요자들은 값싼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민간 건설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부는 그동안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자가 공급 대상이고,민간 아파트는 청약예 · 부금 가입자 몫인 만큼 수요자가 다르다"며 건설업계 주장을 반박해왔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 영향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민간이 보유한 택지사업용 땅들이 모두 부실자산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자 한발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예약은 아파트 착공 때 실시하는 본 청약에 1~2년 앞서 진행하는 것이어서 이 물량을 조금 줄인다고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4차 대상 지구 수 축소도 3차인 광명 · 시흥지구가 3단계에 걸쳐 총 6만9000채를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민간 분양 등으로 수요전환 기대

건설업계는 보금자리주택 정책 조정과 관련,"이명박 정부의 핵심 주택 정책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사전예약 물량이 줄어들면 민간 분양 아파트와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고 보금자리지구에 인접해 미분양이 발생한 택지지구 내 민간 아파트도 혜택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 비중을 25% 이상으로 늘려주고 전용 85㎡ 이하 중소형으로 민간 건설사가 짓도록 해주면 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있다.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수요자 측면에선 민영주택에만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 · 부금 가입자들이 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에 청약할 기회가 넓어진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이 싼 아파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높여 대기 수요층만 두텁게 만들었다"며 "정부의 이번 보금자리 정책 조정으로 대기 수요가 민간 아파트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 보금자리주택

무주택 세대주에게 공급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짓는 중소형(전용 85㎡ 이하) 아파트를 통틀어 일컫는 말.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사업을 진행하는 전형적인 보금자리주택 외에 일반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도 있다. 분양 주택은 물론 10년 임대,국민임대,영구임대,장기전세,토지임대부주택 등도 보금자리주택에 포함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