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파트 입주율도 20% 정도인데 연말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빈 아파트 단지가 될 겁니다. "(인천 청라지구 P공인 관계자)

2007~2009년 분양대박을 터뜨렸던 인천 청라지구와 송도국제도시에도 입주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양권 값이 일부 중소형을 제외하곤 시세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황에서 1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입주폭탄을 우려한 저가 매물이 늘어 분양권 가격도 추가 하락하는 추세다.

◆내년 말까지 1만3433채 입주

2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청라지구에 8681채,송도국제도시에 4752채가 각각 입주한다. 올 상반기 입주물량(청라1750채,송도 850채)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청라에선 11월 초 13블록에 중흥S클래스 476채를 시작으로 12월 서해그랑블 336채가 입주민을 맞는다. 내년에는 2월 호반베르디움 745채,7월 청라힐데스하임 1284채,10월 청라한라비발비 992채 등 13개 단지 7869채가 입주한다.

송도에선 국제업무단지에 지어지고 있는 센트럴파크Ⅰ 729채가 11월 집들이를 시작하고 내년 1월에는 월드마크송도 1,2,7,8단지,힐스테이트 3,4,5,6단지 등 소규모 단지 주상복합 아파트 766채가 입주한다. 송도국제도시의 내년 입주물량은 14개 단지 총 4023채에 이른다.

◆'물량폭탄'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2억원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많은 청라지구에선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가격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이너스 프리미엄 폭은 중소형(전용 85㎡ 이하) 1500만~2000만원,중형(전용 85~135㎡) 2500만~7000만원,대형(135㎡ 초과) 7000만~2억원으로 확대됐다. 한 달 전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중소형이 500만원,중형 1000만원,대형 1500만~2000만원 정도였다.

중앙호수공원과 가까워 청라지구에서 유일하게 최근까지 분양가 대비 1000만~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던 SK스카이뷰 · 한라비발디 · 한화꿈에그린 등 중대형 아파트도 한 달 새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싼 물건이 나오고 있다.

송도신도시에서도 중대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분양권 시세의 낙폭이 커지고 있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월드마크와 힐스테이트 전용 200㎡ 초과 평형은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 낮은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올초보다 5000만원,한 달 전에 비해 2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입주대란 현실화되나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거래가 안돼 입주가 어려운데 연말 이후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입주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2년에도 청라지구 9614채,송도국제도시 2385채 등 입주물량이 이어진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청라지구의 경우 지금도 입주율이 20%대인데 연말부터 입주가 늘어나면 불 꺼진 아파트 단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송도국제도시도 미분양 증가,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건설중단 등 악재가 겹친데다 향후 입주 아파트의 상당수가 대형이어서 제때 입주가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