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가 절정에 접어든 요즘 부동산 시장은 개점 휴업상태다.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깊어지고 있어서다. 매매가 멈춰서자 매도희망자들은 잇따라 호가를 낮추고 있지만 거래는 여전히 힘들다. 분양시장에서도 갈수록 '청약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조차 최근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여름 휴가가 사실상 끝나는 이달 말부터는 부동산시장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가 마련 중인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이 발표를 앞두고 있는 데다 물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이달 말부터 서울 용산 등 알짜배기 지역에서 분양이 재개되기 때문이다.

◆용산 등 알짜배기 지역 관심

분양시장 한파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비교적 입지가 좋은 서울 용산 등은 주목받고 있다.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이 사업자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용산은 여전히 서울의 중심인 데다 여의도 등 부도심지로의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 수요가 많다. 여기에 청약성적을 의식하는 건설사들이 4~5년 전보다 낮게 분양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동아건설은 27일 원효로1가에서 '용산더프라임'을 분양할 예정이다. 559채 규모로 모두 일반 분양물량이다. 지난달 용산구 한강로2가에서 오피스텔을 먼저 분양한 동부건설도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아파트 48채를 공급한다.

연말까지 분양되는 서울 왕십리뉴타운 1 · 2구역과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도 관심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중소형 공공주택을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기회가 많다. 이 중 강남권(세곡 · 강일2 · 마천지구) 장기전세주택 등이 유망물량으로 꼽힌다.

수도권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 분양분을 노려볼 만하다. LH는 안양시 관양지구에서 97~98㎡ 225채,110~111㎡(이상 공급면적 기준) 817채를 분양한다. 분양가는 작년 9월 공급된 C-1블록의 3.3㎡당 1338만~1405만원보다 낮게 매겨질 예정이다.

◆급매물 · 강남권 재건축도 주목

기존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올 여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체감경기와 구매력 회복이 선행되기 전에는 당분간 아파트 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에겐 올 여름 비수기가 저점 매수의 적기가 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가을철 이사를 계획 중인 실수요자들도 저가 매물이 많은 여름 시즌에 발품을 팔아야 9~10월에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다.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파주 운정지구,용인 신봉지구,용인 동천지구 등은 매매 및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출퇴근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이들 지역의 싼 매물을 눈여겨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움직일 최대 변수로 정부의 부동산시장 거래 활성화 대책을 꼽는다. 금융규제 완화 등이 포함될 경우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가 국지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을께 서울 개포지구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개발계획이 확정되는 것도 호재다.


◆수익형 부동산,금리인상 감안 속도조절

오피스텔 · 빌딩 ·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최근 금리가 인상되면서 투자방식에 다소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금리인상 시대에 돌입한 만큼 은행 대출을 끼고 투자해 매달 월세를 받아 은행이자를 내던 기존의 투자방식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담보대출을 끼고 소액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의 재개발 지분 투자도 지양해야한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은 일정 부분 대출을 안고 구입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따라서 금리인상 부분을 월세에 포함시켜도 임대가 잘 나갈 수 있는 도심 · 부도심권의 오피스텔이나 외국인 대상 임대주택 · 오피스텔 투자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