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에 3가지 개념의 호텔을 함께 들여
비즈니스+백패커즈+레지던스호텔로 설계
20층 높이에 오는 2013년 초 완공 계획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가 동시에 지나게 될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홍대입구역사(驛舍)에 800실 규모의 호텔이 2013년초 들어선다.

20층 높이의 한 건물에 출장 기업인을 위한 비즈니스호텔, 배낭여행객을 겨냥한 백패커즈(backpackers)호텔, 중장기 투숙객을 대상으로 콘도형 객실에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residence)호텔을 함께 들이는 새로운 개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레지던스 호텔 12개를 지어 본 경험이 있는 코업씨앤씨(대표 임근웅)가 총 연면적 9만4,000㎡규모로 개발예정인 홍대입구역사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쇼핑몰 영화관 등을 들이는 홍대입구역사의 개발 사업자로 지정된 회사는 애경그룹 계열의 마포애경타운이며 호텔건립사업은 자산관리회사인 코레아에이엠씨가 맡게된다. 코업씨앤씨 주도로 설립되는 코레아에이엠씨는 리츠(REITs)를 운용할 수 있는 예비인가를 받았고 내달 본인가를 앞두고 있다.

마포애경타운과 호텔입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코업씨앤씨는 서울시의 인허가 절차를 거친 후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공사기간은 2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20층 높이의 호텔공사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공사기간이 짧은 것은 다른 역사(驛舍)개발에서처럼 터파기 작업 없이 건물을 위로 올리기 때문이라고 코업씨앤씨측은 설명했다. 당초 오피스텔을 지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지하층 하중보강공사도 지난 3월 마무리된 상태라는 것이다.

호텔이 준공되면 코업씨앤씨는 30년간 호텔 운영을 맡게 된다. 코업씨앤씨는 신개념 호텔을 건립하는 만큼 내부설계에도 차별화 전략을 펼 계획이다.

비즈니스호텔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부티크 호텔(Boutique Hotel)로 꾸밀 계획이다. 고급스런 외관에다 객실의 인테리어를 달리 꾸미는 것이다. 판박이 같은 객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부티크 호텔의 한 개념이다. 코업씨앤씨는 10~20가지 컨셉트로 호텔객실을 꾸밀 예정이다.

백패커호텔은 대학생층이 주로 이용하는 점을 감안해 코업씨앤씨는 객실 디자인을 대학생 대상으로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자인 당선자의 이름을 해당 객실에 붙여놓고 그 객실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액을 당선자에게 지급하는 계획도 구상중이다.

코업씨앤씨는 레지던스 호텔에는 그동안 건립하고 운영해본 경험을 살려 서비스 제공을 확충하는 방안을 짜고 있다.

코업씨앤씨 임근웅 대표는 “그동안 세계 100여개의 호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한 건물에 3가지 개념의 호텔을 함께 들이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경의선 홍대입구역은 어디?
지하철 2호선에도 홍대입구역이 있지만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가 함께 지나게 될 홍대입구역과는 다르다. 신촌로터리를 지나 동교동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철길을 지나게 되는데 그 철길이 경의선이고 그 근처에 새로운 홍대입구역이 들어서게 된다.

100년전에 일제가 건설한 경의선은 서울역∼신촌역∼가좌역(일명 신촌선)을 거쳐 문산∼사리원∼평양∼신의주로 연결되는 철도다. 비슷한 시기에 용산선도 개설됐다. 용산역에서 출발해 공덕∼서강∼홍대입구∼가좌로 이어지며 경의선과 연결되는 노선이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경의선 구간에 홍대입구역이 들어서는 셈이다. 앞으로 신촌선으로 여객열차가 다니지 않고 2005년부터 지하화 공사중인 용산선으로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가 다니게 된다.

용산선의 지하화 구간은 공덕역∼상암DMC역으로 경의선은 지하 7∼8m로 시공되고 인천공항철도는 같은 노선 지하 30m 지점으로 운행되는 지하 1,2층 구조다. 인천공항철도는 인천공항~김포공항까지 개통에 이어 올해 말 서울역까지 이어질 예정이고 경의선은 2012년 연결될 계획이다.

마포구는 지하화되는 용산선 지상에 녹지공간인 ‘그린길’을 조성중이다. 마포구를 관통하던 철로부지에 길이 7.5km, 폭 10∼70m, 총면적 28만㎡(8만5천평)의 거대공원을 만든다.

◆홍대입구역사는 어떻게 개발되나.
서울시는 지난해 3월 1만㎡이상 대규모 부지의 용도변경 허용을 주내용으로 하는 ‘신도시 계획 운영체계’를 발표하고 제안서를 받았다. 30건이 접수됐고 서울시는 3개월 뒤 16곳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서울시의 신도시계획 운영체계는 그동안 미뤄왔던 노른자위 땅을 본격 개발하는 계획으로 홍대역사 부지도 뚝섬 삼표레미콘부지,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등과 함께 대상지로 포함됐다.
수원·평택역사 개발 경험이 있는 애경그룹이 홍대입구역사 개발에 뛰어 들었다. 이 사업을 위해 세워진 회사인 마포애경타운이 개발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향후 홍대입구역사는 용산역이나 수원역 평택역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애경그룹은 쇼핑몰과 영화관을 들일 계획이고 이번에 코업씨앤씨와 호텔 입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호텔도 들어서게 된다.

홍대입구역사 조감도를 보면 가로로 길쭉한 형태의 건물이다. 홍익대 입구 젊은이의 거리에서 이어지는 건물 중앙부에 쇼핑몰이 들어서고 호텔은 건물 왼쪽에 배치됐다.

홍대입구역사는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홍익대 주변 상권과 인천공항에서 철도 바로 연결되는 교통여건을 감안해 조성되는 복합시설인 셈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