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송도는 웃돈 5000만원…'청약 불패' 이어가나
인천 송도신도시는 성남 판교,수원 광교와 더불어 '수도권 빅3'로 불린다. 주변의 영종지구와 청라지구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송도는 사정이 다르다. 수준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송도에선 12일부터 내달까지 5000여채가량의 물량이 새로 공급된다. 송도신도시가 '분양불패'를 이어갈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송도신도시에서의 '흥행' 결과는 향후 주택시장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000만원 프리미엄 여전


송도에는 서울과 송도를 잇는 제3경인고속도로 개통,포스코건설 본사 7월 이전,외국인학교 9월 개교 등 호재가 많다. 그런데도 집값은 약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규모 물량이 배경이다. 오는 9월부터 내년까지 입주물량이 4700채,내달까지 신규 분양분이 5000여채에 달한다.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는 청라 · 영종지구 등 인근지역과는 달리 송도 주택시장은 탄탄한 편이다. 분양권 프리미엄은 2008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렸지만 중대형 평형은 최고 5000만원 정도가 여전히 붙어 있다. 작년 말과 올 초 분양된 아파트도 2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프리미엄 1억원을 호가하던 자이 하버뷰(내년 2월 입주) 155㎡는 3000만~5000만원을 얹어줘야 한다.

반면 최근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200㎡ 이상 대형 주상복합아파트와 대형 오피스텔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다. 국제업무지구 외국인학교와 인접한 오피스텔 포스코커넬워크와 주상복합 현대힐스테이트,대우월드마크는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문인식 송도OK공인 사장은 "기존 아파트는 올 초보다 3000만~5000만원 떨어졌지만 낙폭은 다른 지역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

◆전매 가능 · 낮은 분양가로 경쟁률 높인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인 코오롱건설의 '송도 더프라우Ⅱ'는 12일,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대우건설의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는 18일 각각 1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포스코건설은 내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3148채를 공급한다.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경쟁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코오롱건설은 송도 더프라우Ⅱ'의 가격을 기존 아파트의 85~90% 수준인 3.3㎡당 1300만원대로 맞췄다. '송도 더프라우Ⅱ'는 2007년 4월 평균 48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송도 더 프라우Ⅰ'과 인접해 있다.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와 포스코건설이 짓는 아파트는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향후 집값은 외국인 투자유치가 좌우

전문가들은 송도의 분양불패 신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전매 가능한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아파트의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에 투자메리트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중장기 집값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부동산 경기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고 향후 2년 안에 입주할 아파트와 분양될 아파트가 1만5000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서다.

외자유치가 지지부진해 송도신도시가 거대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적극적인 외자유치로 베드타운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은 물론 분양불패 신화 붕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