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취임1주년 맞아 연거푸 원전 공사 따내
“잘 나갈 때 미래 대비하자”며 장기전략도 수립


지난 16일 오후 5시 서울 계동 현대건설의 본사 1층은 거대한 파티장이었다. 강당으로 쓰이는 아산홀과 현대건설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흉상 맞은편의 고객 접견실도 파티장으로 분위기를 잠깐 바꿔 생맥주 막걸리 안주가 넘쳐났다.

이날 파티는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1ㆍ2호기 주설비 공사 수주를 자축하기 위해 김중겸 사장의 긴급지시로 마련 됐다. 김 사장은 테이블을 일일이 찾아가며 임직원들과 건배와 격려를 이어갔다.

1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중겸 사장은 “원전 수주가 가장 큰 취임기념 선물”이라고 했다. 취임 전부터 원전에 강한 애착을 보여 온 데다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원자력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는데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1~4기 시공을 맡게 된 데 이어 이번에 신울진 원전공사를 수주해 김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원전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셈이다. 현대건설은 1971년 원전사업이 시작된 이후 국내에서 가동 중인 20기 가운데 12기를 건설했고, 현재 공사 중인 6기 중 4기의 주간사를 맡고 있다.

원전 수주를 포함해 김 사장이 받아든 지난 1년 경영성적표는 어느 때보다 좋다. 지난해 매출은 2008년 대비 27.6% 증가한 9조2786억원을 달성했으며 순이익도 전년 대비 22% 증가한 4558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성적표가 말해주듯이 김중겸 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순항중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회사가 잘나갈 때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말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장기미래전략인 ‘비전 2015’를 선언했다.

2015년까지 매출 23조, 수주 54조, 영업이익률 9.5%를 달성해 ‘글로벌 톱20’에 진입한다는 청사진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향후 육성해 갈 5대 신성장동력사업으로 해외원전, 오프쇼어 워크(Offshore Work; 해양 석유․가스 채취사업), 환경, 신재생에너지, 복합개발사업을 꼽고 5대 핵심상품으로 LNG·GTL, 해양시설, 초고층빌딩, 그린홈, 그린빌딩으로 구체화했다.

김중겸 사장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다른 해외공사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의 원전공사 수주 기준은 수익성”이라고 못 박았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