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를 보이던 수도권 전세시장의 오름세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새아파트 입주로 전세물량이 여유가 있던 경기도 고양시와 과천, 남양주, 의왕 등의 전세가격 회복세가 커졌다. 서울 전세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일부 포착됐다.

학군 수요로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은 학군 수요가 상당부분 마무리 된 모습이지만 저렴한 전세물건을 찾으려는 직장인이나 신혼부부, 재개발 이주수요 등으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됐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전세시장은 ▲서울(0.15%) ▲수도권(0.07%) ▲신도시(0.04%) 순으로 상승했다. 신도시를 제외하고 지난 주보다 전세변동률은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전역으로 전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봄 결혼 시즌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미리 전세 계약에 나서는 사례도 눈에 띄었다. 저금리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66㎡ 이상으로 면적을 넓혀 전세 매물을 찾기도 했다.

서울은 ▲송파(0.41%) ▲영등포(0.33%) ▲광진(0.32%) ▲서초(0.3%) ▲동작(0.2%) ▲중(0.16%) ▲강동(0.15%) ▲성동(0.15%) ▲강남(0.14%) 등이 상승했다. 송파는 잠실동 트리지움과 잠실 리센츠, 신천동 미성, 진주 등 지역 내 주요 단지 전세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 물건이 귀하고 최근 거래시세보다 비싼 물건만 나온다. 전세 물건이 부족해 전세 수요자들은 시세보다 높은 호가 물건이어도 계약에 나서고 있다. 영등포동 영등포 푸르지오는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인근 도림동 도림16구역 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발생하면서 전세 가격이 상승했다. 도림16구역 이주는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광진 광장동, 자양동 일대는 학군 수요 움직임이 이어져 자양동 이튼타워리버lll, 이튼타워리버V(5지구) 구의동 현대프라임, 현대2단지 등이 상승했다.

신도시는 ▲분당(0.1%) ▲중동(0.02%)이 상승했다. 분당은 서현동 시범한양, 이매동 이매삼성, 정자동 I`PARK분당 등이 신학기 학군 수요로 상승했다. 중동은 소형 면적이 상승했다. 상동 반달마을극동 42~56㎡가 100만원, 한아름동원 79㎡가 250만원 가량 올랐다.

일산(-0.02%)과 산본(-0.01%)은 하락했다. 일산은 일산동 후곡주공12단지 90㎡가 500만원, 주엽동 강선롯데 79㎡가 250만원 가량 각각 떨어졌다.

수도권은 남부 지역의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화성시가 0.24% 오른 것을 비롯해 ▲수원(0.23%) ▲남양주(0.16%) ▲동두천(0.15%) ▲용인(0.14%) ▲오산(0.13%) ▲의왕(0.12%) 등이 상승했다.

화성은 봉담읍 주변으로 신규 공장을 중심으로 직장인 전세 수요가 증가해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 향남읍 한일베라체, 신영지웰, 제일오투그란데 등이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수원은 매탄동 위브하늘채, 영통동 벽적골태영, 우성, 한신 등의 전세가격이 500만~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용인은 분당에서 전세 물건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수지구로 내려와 오름세를 보였다. 풍덕천동 수지1한성, 수지1한국, 상록7단지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남양주시는 중앙선 도농역을 이용할 수 있는 도농동 부영e-그린타운2차가 서울에서 내려온 전세 수요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

반면 파주(-0.16%)와 의정부(-0.03%), 광명(-0.01%)은 하락했다. 의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양주 고읍지구 입주로 의정부까지 영향을 받아 기존 아파트 전세 계약이 어렵다. 파주는 교하지구 내 저렴한 전세 매물들이 거래되면서 가격 하락을 보였다. 인근 LG직원들이 새아파트 위주로 전세물건을 찾고 있지만 싼 물건만 거래가 된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새아파트 입주로 하락세를 보였던 수도권 전세시장이 지난주부터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수도권 남부지역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른 지역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설 연휴 전까지는 전세 수요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전세 물량도 인기지역은 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일부 대단지 중심으로는 기존 세입자들이 내놓는 전세물건이 일시에 몰려 전세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단지를 서둘러 재점검하는 것도 저렴한 전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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