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先 실시계획 승인 後 타협'추진
軍 남성대 골프장 이전도 난항...사업차질 우려

위례신도시 조성 사업이 서울시와 경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의 개발권(사업지분) 배분과 군 골프장 대체부지 마련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LH의 단독 시행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던 사업지분 배분이 서울시와 경기도의 반대로 원점에서 맴돌아 올해 말로 예정했던 실시계획승인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더욱이 군 골프장 대체부지도 찾지 못해 자칫하면 내년 4월로 예정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 LH는 위례신도시 개발권 배분을 놓고 넉달간이나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는 위례신도시 전체 678만㎡ 중 송파구 관내 38%(258만㎡)의 개발 권한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지난 10월8일 국토부가 의견수렴을 요청한 실시계획안에 대한 회신을 석달 가까이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사업지분 비율을 처음 주장했던 38%에서 낮출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경기도 및 LH와 여전히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재를 맡은 국토부는 전체 부지의 73%가 국유지이고, LH가 3년간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한 것을 고려해 국유지를 제외한 나머지 27%만 서울시와 경기도에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추가 지분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실시계획승인이 계속 지연되자 국토부는 일단 올해 안에 실시계획 승인을 추진하고, 지자체의 공동 참여문제는 별도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단 연내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서울시와 경기도, LH간의 지분배분은 내년 초 가닥이 잡히는대로 실시계획승인 내용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연내 지분배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대로 LH가 단독시행하는 쪽으로 강행하려했지만 주택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와 갈등이 생기면 사업추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될까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위례신도시 안에 있는 군 골프장(남성대)이 이전할 대체부지를 찾는 일도 난항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국토부와 LH는 남성대 골프장의 대체지로 서울 근교의 골프장을 매입해 국방부에 제공할 계획이지만 가격 협상이 원활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대체 골프장을 찾아야 내년 4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때 아파트 입주 시기를 정할 수 있어 골프장 대체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당장 내년 4월로 예정된 위례신도시의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은 일정이 빠듯하게 됐다.

정부는 당초 2차 보금자리주택 단지의 사전예약이 내년 4월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위례신도시의 사전예약 시기를 내년 2~3월로 당기려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문제는 지구지정 당시의 국방부 반대와 최근의 지자체 간 갈등까지 얽혀 있어 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4월 예정된 위례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