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수도권 주택시장 분석] 버블세븐 멤버교체…과천·강동·여의도 '합류'
2009년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금융위기 후폭풍과 정부의 금융규제,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어떤 해보다 굵직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올해 주택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기존 주택 매매시장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버블세븐의 세대 교체

'버블세븐'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양천구 목동 등은 여전히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로 연초 대비 10% 안팎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분당신도시와 평촌신도시,용인 등은 부진해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5.71%)보다 낮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대신 과천과 서울 강동구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집값 상승률 1,2위를 기록했으며 한강 초고층 개발과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로 여의도 지역 아파트값이 오른 영등포구가 7위에 올랐다. 옛 버블세븐 지역 중 서울 바깥의 신도시들이 약세를 보이는 사이,이들의 빈자리를 서울 시내의 다른 지역이 채워나가는 형국이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과천이 서울 · 수도권 상승률 1위를 기록했지만 교통 여건이나 생활권역 등에서 사실상 서울에 편입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들어선 경기 남부권 신도시'로 특징지어지던 '경부축'의 몰락을 의미한다. 지규현 GS건설경제연구소 박사는 "활발한 도심 재생사업에 따른 서울 중심성 강화와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이전에 각광받던 수도권 내 신도시와 택지지구는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신도시가 기대했던 만큼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전강후약(前强後弱)

시기적으로는 상반기까지 상승하던 매매가가 8월부터 주춤하다 하반기에는 일부 하락하는 '전강후약'의 사이클을 나타냈다. 4월부터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서울은 전통적 비수기인 7,8월에도 0.8% 수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더니 9월부터는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해 10월과 11월에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회복 움직임 등 여러 변수가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 동향에 따라 울고 웃었다. 신규분양 및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이 2월에 나오고,4월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조치가 이뤄지면서 매매가 상승은 본격적인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9월부터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등 금융규제책을 내놓고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다.

◆걷는 매매가 위에 나는 전세가

2009년은 집 없는 서민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 과천은 37.8%,서울이 평균 11.96% 전세가가 뛰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서는 8개구,경기도에서는 9개시가 10%를 훌쩍 넘기는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신규 아파트가 대거 입주했던 송파구 등의 지역에서 급락했던 전세가가 제자리를 찾은데 따른 착시효과도 있었지만,재개발 · 재건축 진행에 따른 절대적인 주택 숫자 감소가 주된 이유였다.

문제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내년 이후 각종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공급되는 주택보다 철거되는 주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에는 3만7400채,2012년에는 1만5100채 정도의 주택이 순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년에 집들이를 하는 아파트도 서울에서 3만6000여채로 올해보다 20% 늘어나지만 10년 평균인 5만채에는 못 미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