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내에서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아파트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6단지 112㎡ 주택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초구 구반포주공,송파구 장미1차 아파트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그러나 단지 규모가 작은 대형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등에 따르면 개포동 주공6단지 112㎡ 아파트는 올초 대비 이날 현재 가격 상승률이 48.3%에 달했다. 현재 호가는 11억5000만원으로 올해 상승금액이 3억7500만원이나 됐다.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은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주공 72㎡ 아파트는 올초 7억7500만원이던 가격이 11억4500만원까지 뛰었으며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128㎡와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46㎡는 올 가격 상승률이 각각 44%에 달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56㎡도 올 들어 42% 뛰었다.

서울지역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5.4%(18일 현재 · 닥터아파트 조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다.

서울에서 상승률 1~5위를 차지한 이들 아파트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또는 추진되고 있고 지난해 금융위기 때 가격 하락이 심했던 단지들이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저층인 개포주공 1~4단지는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이며 올해 가장 많이 오른 개포주공6단지도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구반포주공 장미1차 고덕주공3단지 등도 모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다.

이들 단지는 가격 급등락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주공6단지 112㎡의 경우 2006년 하반기 부동산 '버블' 논란이 제기됐을 때 13억원을 넘어섰다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해 말 7억7500만원까지 급락했다. 올 중반부터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11억5000만원 선으로 다시 올라왔다. 신천동 장미1차 128㎡도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초 평균 10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초 7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초 가격을 회복했다.

이는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불황기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인천 삼산동 광명12차 59㎡,과천 주공2단지 26㎡,성남 수정구 신흥동 주공 76㎡,과천 주공6단지 59㎡ 등의 순으로 올해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 광명12차 아파트의 경우 올초 6250만원에 불과하던 시세가 현재 1억원 선으로 올라왔다. 조 팀장은 "올해 수도권 전세난을 타고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머지 과천 주공아파트와 성남 신흥동 주공아파트는 모두 재건축이 진행되는 아파트로 역시 작년 금융위기 때 시세가 크게 떨어졌다가 회복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부동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한 단지도 나왔다. 대표적인 대형 주상복합아파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88㎡는 올초 21억2500만원 선에서 현재 19억원대로 떨어졌으며 같은 도곡동에 있는 우성캐릭터 208㎡도 올초 17억5000만원에서 16억원 선으로 내려왔다. 서초구 방배동 e편한세상 274㎡ 시세는 27억5000만원 선으로 올초에 비해 1억원가량 떨어졌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