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찰자는 몰리는데 낙찰가율은 하락
경쟁률 20대 1 넘어도 낙찰가율은 80%대 초반


부동산경매시장에 응찰자는 몰리고 있지만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통상 응찰자수가 늘어나면 낙찰가율이 높아지게 마련인데 최근에는 응찰자들이 가격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니면 말고'식으로 감정가 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입찰표를 써내는 '짠돌이 경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12월 들어(1~15일) 수도권아파트 응찰자수는 2688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717명)에 비해 56.55% 증가했다. 건당 평균 경쟁률도 6.03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4.86명) 보다 1.17명 높아졌다.

특히 인천지역의 입찰자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인천지역의 경우 대출규제의 충격으로 2회 이상 유찰된 물건들이 늘어나자 저가매수를 위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지난달(1~15일) 224명에 불과했던 응찰자수가 이달 들어 421명으로 83.84% 증가했다.

서울지역도 711명으로 전달(433명)보다 60.50% 증가했다. 강남권보다 대출규제 충격이 더 컸던 비강남권에는 511명이 몰리면서 전달(303명) 보다 68.65% 증가했고, 이달 들어 200명이 몰린 강남권은 전달(140명)에 비해 42.86%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기지역도 1556명이 몰리면서 전달(1045명)보다 48.90% 증가했다.

경매 법정에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20대 1을 넘는 경합물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달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 물건수는 수도권에서만 17건으로 2건을 기록했던 지난달(1~15일)보다 무려 9배 가량 늘어났다.

반면 낙찰가율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달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은 83.96%로 지난달 같은기간 보다 0.84%p 하락했다. 지난 9월 90%대를 기록한 이후 3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대 1의 경합을 보였던 물건들도 평균 낙찰가율은 82.66%에 불과했다.

지난 3일 인천 남구 학익동 동아풍림 전용 167㎡의 경우 32명이 몰리면서 3억 247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가율은 감정가(4억 원)의 75.62% 수준이었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푸르지오 전용 84㎡도 25명이 응찰했지만 최종낙찰가격은 감정가의 80.21%인 3억 8499만 원이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2~3회 이상 유찰된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응찰자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입찰가격을 매우 보수적으로 써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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