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아파트보다 지은 지 1년밖에 안 된 새 아파트의 층간소음이 더 심하다?'

언뜻 봐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지만,최근 새 아파트 입주자들은 층간 소음 문제를 하소연하고 있다.

최근 강남 A아파트 주민센터에는 앞집의 화장실 소리까지도 들린다는 불만 사항이 접수됐다. 입주한 지 6개월 된 김모씨는 "윗집의 진공청소기 소리,아이들이 쿵쿵 떨어지는 소리 등 온갖 소음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새 아파트인데도 예전에 살던 오래된 아파트에 비해 층간 소음이 훨씬 더 심하다"며 하소연했다. 인근의 B공인중개는 "실제로 지은 지 30년이 다 된 인근의 주공 아파트들보다 층간 소음이 더 심하다"며 "최근엔 층간 소음 때문에 이사하는 경우도 봤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새 아파트의 층간소음이 더 심한 원인은 '콩자갈(컬러스톤 · 사진)'이 없기 때문이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때 슬래브 사이에 작은 돌인 콩자갈을 넣어 지었다. 슬래브 위에다 콩자갈을 깔고 온돌 배관을 해 보온효과는 물론 소음차단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건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포 콘크리트'가 개발됐다. 이로써 시멘트에 기포를 넣은 기포 콘크리트가 콩자갈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비용도 절감되고 자재 공급도 용이해서다.

문제는 기포 콘크리트가 콩자갈에 비해 중량 충격음에 약하다는 것.중량 충격음은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나 사람이 걷는 소리 등 낮은 주파수대의 소음이다. 이는 슬래브 두께가 늘어나도 흡수되지 않는 소음이다. 이것이 바로 2008년 이후 법개정을 통해 슬래브 두께를 150㎜에서 210㎜로 늘렸는데도 층간 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이 층간 소음으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털어놨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