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는 이달과 새해를 시작하는 내년 1월 중 전국에서 5만2000여채의 아파트가 집들이를 한다.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통상 주변지역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어 수요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골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집값이나 전셋값도 주변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연말 · 연초 자녀교육을 위해 새 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자들과 싼 값에 전셋집을 얻고 싶어 하는 세입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와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에서 이달과 다음달 중 총 5만2000세대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다. 월별 입주물량은 12월 2만7926채,내년 1월 2만4256채로 파악되고 있다.


◆12월 입주-은평뉴타운 · 고양 등 주목

이달 입주아파트는 주상복합을 포함해 전달에 비해 5600여채 더 늘어났다. 시 · 도별로는 서울 2263채,경기도 1만391채,지방권 1만5271채 등이다. 신규분양이 쏟아지고 있는 인천의 경우 이달 입주물량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전달보다 약간 물량이 늘어난 반면 경기도는 3840채 정도 감소했다. 지방권의 경우 11월보다 8600여채 증가했다.

서울권 입주아파트는 대부분 강북 쪽에 자리잡고 있다. 단지규모는 대부분 500가구 미만이다. 이 가운데 노원구 상계 장암지구 3 · 4단지(620채)와 은평뉴타운 내 2개단지(903채) 등이 눈에 띈다.

은평뉴타운에서는 은평 2지구 B공구 11단지와 2단지가 각각 입주한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까지 걸어서 12분 정도다. 연신초,신도중,세명컴퓨터고,은평웹미디어고 등이 가깝다. 이마트,팜스퀘어,농협하나로마트 등 생활 편의 시설 이용도 수월한 편이다. 은평2지구에서는 내년까지 9개 단지가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지역별로 신규 입주아파트가 고르게 분포돼 있는 편이다. 특히 고양,남양주,동두천 등 북부권에 입주물량이 풍성한 편이다.

고양시의 경우 1000세대 이상 대단지 2곳이 동시 입주하는 성사동 일대가 주목된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은 공급면적 82~178㎡형 1486채,삼성물산의 래미안은 81~189㎡형 1651채다. 이들 2개 단지는 성사주공 1단지와 2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3140채 규모의 매머드 단지를 형성한다. 주택규모도 고른 편이어서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성사초,원당중,화정고 등이 가깝다.

경기도 남부권에서는 판교신도시 A21-2블록에 있는 휴먼시아 아파트가 눈에 띈다. 공급면적 105㎡형 777채로 단지 규모가 제법 크다. 판교는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고 있는 데다 연말에 1단계 사업 준공을 앞두고 있어 초기 입주 불편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서울~용인고속도로 등을 이용하기 쉬워 강남 · 분당 등 주변지역 접근성이 좋다. 이 밖에 남양주 진접지구에서 3개 단지 1642채가 입주하고 광명 소하지구에서도 휴먼시아 아파트 2개 단지(1144채)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지방권에서는 경남(5041채) 대구(2170채) 경북(1841채) 울산(1565채) 등을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입주단지가 선보인다. 이 가운데 대구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총 1494채의 주상복합단지로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이 단지 바로 인근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공급면적은 161~323㎡의 중대형 주택으로 이뤄져 있다. 경북고,대륜고,대구여고,덕원고 등이 가깝다.


◆1월 입주-강남권 등 서울 입주단지 많아

경인년 새해 첫 달에 입주를 시작하는 단지도 풍성한 편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서울 4747채 △경기 9744채 △신도시 809채 △인천 1054채 등 모두 1만6354채에 이른다. 지방권에서도 7902채가 입주한다.

우선 서울의 입주물량이 비교적 많다는 게 특징이다. 2008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치다. 강남권에서도 역삼동 진달래3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그레이튼'이 집들이를 한다. 공급면적 82~171㎡형 476채로 자녀교육을 위해 강남 진입을 시도하려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둘 만하다.

강북권에서는 12월에 이어 은평뉴타운에서 2개 단지 609채가 또 입주를 앞두고 있어 주변 전세수요를 흡수할 전망이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하안동 광명e편한세상 · 센트레빌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다. 단지규모가 2815채에 이르는 매머드급인 데다 이달 입주하는 소하지구 휴먼시아(1144채) 등과 함께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 광명일대 집값 · 전셋값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입자 등 광명지역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싼 값에 집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또 판교신도시에서는 775채 규모의 국민임대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며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입주할 세마e편한세상도 1646세대의 대단지여서 눈길을 끈다.


◆이런 점 주의하세요

입주아파트를 전세로 얻을 때는 집주인이 안고 있는 대출금과 자신의 전세보증금을 합쳐 주변시세의 70%를 넘지 않는 집을 구하는 게 좋다.

집 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경매로 집이 넘어가거나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 중 상당수는 분양 당시 중도금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아 분양가의 50~60% 정도를 대출로 떠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집주인의 대출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며 "계약서를 쓸 때 전세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이사하는 즉시 전입신고를 하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둬야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다. 집에 가등기나 가압류가 설정돼 있다면 가급적 피하는 게 상책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