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과 대화' 이후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여론 확산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이번 주 영 · 호남 주요도시를 방문,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29일 "이 대통령이 주요 국정아젠다를 헌꺼번에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일방통행식,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을 할 것이라는 얘기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세종시 수정 초안이 마련되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좀 더 속도감을 갖고 후속안 마련과 여론 수렴을 전방위로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의 대화를 굳이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이 아닌 '타운홀 미팅'형식을 택해 전문가,일반국민 패널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은 것은 혹시나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 대통령은 초안이 나오면 충청 도민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을 활성화하는 기획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초안이 마련되고 최종안이 제시됐을 때 적절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하나를 반으로 쪼개 지역 개발을 하자는 게 아니고 하나에 하나를 더 얹어주는 방식으로 (개발을)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강경 드라이브는 않겠지만 불법폭력과 법치질서를 흔드는 행동에 대해선 원칙을 지키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1일 쇼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국빈만찬에 '세종시 원안+α'를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초청할 예정이어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대화'에서 세종시 수정 및 4대강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28일 새벽 여의도 MBC 사옥에서 경영진과 청와대 참모,연예인 패널 등과 막걸리를 나누며 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1시간가량 진행된 '막걸리 뒤풀이' 자리에서 "진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설명한다고는 했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며 "내 마음과 정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