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를 거치며 공실이 늘어난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들이 숙박업소,스터디카페와 같은 새로운 임대모델을 개발,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새로 생긴 사업 모델을 적극 유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피스텔이 숙박업소로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는 빈 오피스텔이 숙박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오피스텔 소유주로부터 오피스텔을 빌려 하루,이틀에서 2,3개월까지 공항 이용자와 여행객들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는 형태다.

인천공항 인근 국제업무지구에는 2,3년 전부터 오피스텔이 대거 입주했지만 장기 거주 수요가 없어 임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단기 숙박 수요는 많다. 오피스텔을 이용한 숙박업 운영은 임대 수요 부족에 따른 저렴한 오피스텔 임대료와 인천공항 인근의 부족한 숙박시설이라는 조건을 파고든 결과다.

인천공항 인근 국제업무지구의 오피스텔 임대료는 보증금 4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 선.사업자들은 이 같은 오피스텔을 5~10개 정도 빌려서 단기 투숙객들에게 하루 4만~6만원에 빌려준다. 근처의 관광호텔 등에 비해 투숙료는 절반 수준인 데다 5일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인기다.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인근의 오피스텔 공실이 만만치 않다 보니 먼저 임차하라며 찾아오는 오피스텔 주인도 있다"며 "오피스텔 임대료가 저렴해서 가능한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인근의 오피스텔은 6000만~1억원 안팎에 분양됐다. 분양가 1억원 오피스텔을 기준으로 연 수익률은 0.4% 수준으로 예금수익률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임대수익률이 낮지만 그나마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으로 공실이 줄어들어 오피스텔 주인들이 반긴다"고 전했다.

◆2년간 비어있던 상가 살린 비결은

서울 신촌에서는 임대가 힘든 지하상가와 이면도로 상가건물의 2층 이상 상가에서 '스터디카페'가 성업하고 있다. 스터디카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미나 및 스터디 공간을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거나 차를 파는 사업모델로 2007년부터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공실을 줄이려는 상가 소유주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역세권에 넓은 공간을 확보하려는 사업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의 테마상가 '르메이에르'에서는 지하상가 점주들이 연합해 조합을 결성하고 스터디카페를 유치했다. 지하 2층에 위치해 2년여간 공실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2007년 4월 1155㎡의 공간을 활용해 스터디카페가 문을 열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 상가주인은 "2년 넘게 임대료 한푼 못 받고 관리비만 내던 상가가 극적으로 살아나 기쁘다"며 "임대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매달 임대료가 들어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촌에선 노래방과 주점이 성업하던 이면도로의 2층 이상 상가에도 스터디카페가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대거 공실이 나면서 권리금이 사라지고 임대료가 소폭 떨어지자 객단가가 높지 않은 스터디카페가 입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터디카페인 코이 관계자는 "5층 건물의 3,4,5층 330㎡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에 있던 술집이나 노래방이 사업을 접고 나간 자리"라며 "불경기에 공실이 나면서 권리금을 한푼도 안 주고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정은실 인턴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