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지역에서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5700여채의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뉴타운은 원래 구역 단위로 이뤄지던 재개발 사업을 광역화한 것으로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이 체계적으로 들어가는 데다 대부분 도심 내 있어 입지 여건이 좋은 편이다.

아울러 이들 지역에서 나오는 신규 분양 물량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분양금의 10~20% 수준인 계약금만으로 1~2년 뒤 입주시점에서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뉴타운지역에서 신규 분양될 물량이 총 5740채로 집계됐다. 조합원분을 합친 총 세대수는 1만4137채에 달한다.

내달 2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에서는 공급면적 87~188㎡의 3293채 가운데 674채가 일반 분양된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공급면적 87㎡의 경우 4억원대 초반,112㎡는 5억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재울뉴타운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가재울뉴타운은 상암DMC와 인접해 향후 상암지구 내 아파트 가격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많다"며 "시세 차익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암지구 내 월드컵아파트 가격은 전용면적 59㎡(옛 20평형대)가 5억원대,84㎡(옛 30평형대)가 8억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내달 중 청약접수가 시작되는 은평구 은평뉴타운 3지구는 공급면적 106~202㎡ 규모의 2003채가 분양된다. 내달 말께 입주자모집공고가 나갈 예정이며 분양가는 지난 7월 일반 분양된 2지구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SH공사 측은 내다봤다. 2지구 분양가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1100만원,전용 85㎡ 초과 중대형이 1200만~1400만원 수준이었다.

저렴한 분양가와 함께 북한산과 가까운 쾌적한 주거환경,조망권 등이 장점이지만 지하철역과 멀고 후분양 아파트로 초기 자금 부담이 크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분양된 은평뉴타운 2지구의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1억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돼 3지구의 청약 경쟁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달 중 공급될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2구역도 관심단지에 속한다. 1구역과 함께 2500여채의 대단지를 구성할 이곳은 공급면적 79~194㎡의 1150채 중 520채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일부 단지에서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며 도심과 가까워 직주 근접형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내년 상반기께 분양될 동작구 흑석뉴타운 4 · 6구역,동대문구 전농 · 답십리뉴타운 16구역,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 · 3구역 등도 청약자들이 대기 중인 알짜 단지로 꼽힌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는 "뉴타운은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고 그 자체로 랜드마크를 형성하기 때문에 동일한 주택 크기의 다른 재개발 단지에 비해 3.3㎡당 200만~300만원 정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며 "특히 계약금 10~20%만으로 향후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어 올해 뉴타운 분양 단지들이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분양권 투자의 핵심은 결국 가격"이라며 "주변 시세와 꼼꼼하게 비교해 보고 실수요와 겸비한 투자를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