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유럽기업 '공격적 베팅' 예고…뜨거워진 대우건설 인수전

대우건설(3,925 +0.64%)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쇼트리스트(우선협상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4개사 외에 강력한 의지를 가진 1~2개의 업체가 새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4개 업체들이 인수의향서에 써낸 가격도 평균 2만2000원으로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투자자 5~6곳 각축전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기존 4개 컨소시엄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미국계 부동산개발업체인 AC디벨로프먼트 △러시아 기업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회사인 S&C인터내셔널 등이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자국이 발주할 대규모 플랜트 공사에 대우건설을 활용한다는 방침아래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AC디벨로프먼트는 항만,도로,댐 등의 시공경험이 풍부한 대우건설을 발판으로 중동지역에서 수주 기회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러시아 기업 컨소시엄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회사인 S&C인터내셔널도 '일전불퇴' 의지를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전에 가세한 유럽계 기업들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거나,기존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인수 후보들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두 저울질하고 있다.

◆인수가 주당 2만원 초반대 될 듯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8월 초 1만5000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만2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대금이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에 미흡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내 M&A(인수합병) 전문가들은 오히려 대우건설 인수 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잠재적 수익성을 감안하면,현재의 낮은 주가가 오히려 인수 후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제시를 유발할 요인으로 꼽고 있다.

금융계는 대우건설의 경쟁력 및 인수후보 간 경쟁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주당 2만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쇼트리스트에 선정된 4개사가 의향서 제출 당시 제시한 인수가격은 평균 주당 2만2000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한 곳은 2만4000원대의 가격을 적어낸 것을 비롯해 4곳 모두 2만원 이상 써낸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금호 구조조정 막바지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주당 2만원을 넘을 경우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고,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도 일단락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올 12월 이후 이 회사 주가가 인수가격(주당 2만6260원)에 연 복리 9%의 수익률을 더한 기준가격(3만2500원)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기준가격에 되사주기로 풋백옵션 약정을 맺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를 감안할 때 금호아시아나 측이 풋백옵션 처리를 위해 부담해야 할 금액은 4조원대 초반이다.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2만원에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은 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그룹 관계자는 "1조원가량의 매각손실은 다른 자산 매각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장창민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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