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에서 '기업도시'로 개념 수정

정부가 13일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도시가 아닌 기업도시로 변경키로 하고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세종시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수도 분할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도시의 개념을 바꾸는 목적에서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세종시의 자립자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과 자족적 경제활동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세종시 입주 기업에 대한) 제도적 유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현행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의 성격을 과천ㆍ대전과 같은 행정도시가 아니라 파주ㆍ오산ㆍ구미와 같은 기업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9부2처2청'을 이전하는 내용의 세종시 원안(原案)은 사실상 백지화되거나 부처 이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도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현재의 세종시법은 수도권 인구분산, 국가균형발전, 해당 지역 발전의 목적을 이루는데 법 자체가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손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16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열어 세종시 자족기능 보완 방안과 세종시법 개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8일 국토연구원 등에 세종시 대안 검증을 위한 용역을 의뢰하고, 이어 11일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한나라당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모색하는 등 연내 세종시 대안(代案)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