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추진 아파트의 시세가 계속 떨어지면서 매매가가 6~7개월 전인 올 봄으로 후퇴한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말에 꼭지를 찍은 지 불과 두달여만에 급격한 조정을 보이는 추세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와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부 주요 재건축단지의 급매물 시세가 지난 4월이나 5월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8월에 5억9000만원에 매매됐던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43㎡는 지난주 5억1800만원에 팔려,5억2000만원에 거래가 됐던 지난 4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강동구에서는 8월 말 7억1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둔촌주공1단지 60㎡가 5000만원 낮은 가격에 급매물이 나와 5월과 비슷한 시세를 형성했다. 2개월 만에 1억4500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졌던 잠실주공5단지 112㎡ 역시 지난 5월 정도의 시세로 후퇴했다.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적게는 6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올랐다가 다시 빠진 것이다. 그 와중에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 역시 일단 단기간으로는 조금이나마 손해를 봤다.

일단 올랐던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주장과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가락시영아파트 인근의 고승균 스타경성공인(한경베스트공인) 대표는 "바닥에서 사려고 기다리다가 끝내는 오른 가격에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승세로 돌아서면 한정된 물건을 두고 매수 경쟁이 벌어지는 만큼 매수세가 사라진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김은경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가격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연초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더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다음 달 중순쯤 매매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