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자들은 요즘 혼란스럽다. 상반기 금융위기 극복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려 오름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9월부터 두 달째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봄부터 8월까지 넉 달 넘게 상승세를 지속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시세는 내리막으로 반전했다. 상승기에 집을 산 사람들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시 돌아온 하락 기조에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는 수요자들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몇 개월 새 극명하게 바뀌었다. 6월까지만 해도 시장을 뒤덮었던 상승 전망은 최근 시들해졌다. 경기 상승 · 유동성 등과 맞물려 가을부터 대세 상승이 시작될 것이라던 전망이 맥이 빠진 것이다. 반면 한쪽에서는 상반기 집값이 상승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던 폭락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금의 집값 조정이 길어지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 하락 단계에 들어간다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집값 전망이 안갯속인데도 수도권 신규 분양 시장은 뜨겁다. 기존 주택 거래는 풀이 죽었는데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은 펄떡거린다. 주택 수요가 많다는 것의 증표다. 그런데 기존 주택 시장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래서 수요자들은 더욱 헷갈린다.

이번 주 '머니 & 인베스팅'은 이 같은 독자들의 혼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나섰다. 기존 주택 시장과 분양시장이 엇갈리는 현상을 살피고,원인을 조명했다. 또 지금의 조정 장세는 얼마나 길지와 그 조정의 끝에는 어떤 현상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알아봤다. 아울러 이 같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