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조각작품…판교 연립주택 예술이네!
올 들어 대규모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판교신도시 서쪽(서판교) 끝자락에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독특한 모양의 주택단지가 사람들 눈길을 끌고 있다. 사각형 블록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외형이어서 주택건물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드물 정도다.

판교신도시 B5-1,2,3블록에 있는 이 단지는 저층 공동주택단지여서 연립주택(타운하우스) 및 테라스하우스로만 구성됐다.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곳을 저층 공동주택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3개 블록의 단지설계를 모두 국제현상공모로 결정했다. 내년 초 일반분양에 나설 이 단지가 신도시 주거의 예술성과 품질을 한차원 끌어올린 상징구역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술성 강조한 주거디자인 주목

서판교 3개 저층 공동주택 블록의 건축설계는 국제공모전을 통해 이뤄졌다. 당선작은 공교롭게도 모두 해외 건축가들에게 돌아갔다. B5-1블록은 페카 헬린(핀란드),B5-2블록 야마모토 리겐(일본),B5-3블록은 마크 맥(미국) 등의 작품이 선정됐다.

LH는 2006년 테라스하우스와 연립주택의 대대적인 품질향상을 추진하면서 외국 건축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대거 수용하기 위해 국제현상설계를 시행했었다. 당선된 국제건축가 3인은 한국 주거문화를 가미하기 위해 아이아크건축,건원건축,동우건축 등 국내 건축사사무소와 공동으로 설계를 수행했다.

이렇게 계획된 블록이어서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다. 기존 연립주택이나 테라스하우스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같은 블록 내에 있다해도 동마다 고유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서 '판박이 주택'을 구경하기 힘들다.

3개블록 모두 층수는 4층 이하다. B5-1블록은 단층과 복층(테라스하우스) 형태로 구성돼 있다. 지형의 높낮이를 최대한 살린 자연스런 건물배치여서 시각적으로도 편안하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테라스하우스는 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쓸 수 있도록 한 계단식 주택이다. B5-2블록은 마치 상자를 쌓아놓은 듯 기하학적 구성이 눈에 띈다. 3개 블록 가운데 가장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주거형태를 가졌다는 평가다. 실내는 복층이 기본이며 한 채가 3,4층으로 이뤄진 주택도 있다. B5-3블록은 한 세대가 단층 또는 복층으로 구성됐다. 단층에는 별도의 정원이 딸려 있다.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다.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 넘을 듯

블록별 세대수는 B5-1블록이 연립주택(128~191㎡)과 테라스하우스(184~231㎡) 98채,B5-2블록은 연립주택(163~254㎡) 100채,B5-3블록은 연립주택(164㎡)과 테라스하우스(216,220㎡) 102채다.

분양은 당초 올해 말쯤 예상했으나,보금자리주택 공급 준비 등으로 내년 2월로 연기됐다. 판교신도시 내 중심상업지역인 '알파돔'복합단지를 제외하면 사실상의 마지막 공동주택(주상복합단지 알파돔 물량 제외) 물량이다. 건축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입주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집들이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입주 예정 시점은 B5-2블록이 내년 5월,B5-3블록은 8월,B5-1블록은 10월로 잡혀있다.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06년 분양한 판교신도시 연립주택 3.3㎡당 분양가는 1600만~1700만원 선이었다. 이번에 분양하는 단지는 용적률이 65%로 낮은 데다 대형 주택형이어서 3.3㎡당 180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주택 크기가 가장 작은 B5-1블록 128㎡형이 최소 7억원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B5-2블록의 254㎡형은 14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분양가는 더 높아진다. 채권입찰제 여부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결정되는 만큼 기존 판교신도시 아파트 시세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