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이코노미스트 WSJ 기고
"집값 아직 감당할만..가계부채 더 걱정"


'한국은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가 1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분석했다.

RBS 싱가포르 소재 도미니크 드오르-프레콧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13일자 '다가오는 한국의 거품'이란 제목의 제스퍼 킴 기고에 반박하면서 "본인은 그 주장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국은 주택 거품이 없다'는 제목의 기고를 간추린 것이다.

『본인은 제스퍼 킴의 지적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의 주장과는 달리 한국 말고도 홍콩은 2006년 이후 부동산값이 20% 올랐고 싱가포르와 대만도 각각 16%와 10% 상승했다.

전세계적인 느슨한 통화 정책과 부양책 탓이 크다.

널리 쓰이는 국민은행부동산가격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값은 지난달 전국적으로 올해 바닥에 비해 2% 상승했다.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됐다.

본인의 판단에 따르면 서울의 부동산값은 명목 소득과 관련해 올해 중반 지난 2002년 말에 비해 4% 상승하는데 그쳤다.

물론 제스퍼 킴의 지적대로 서울에 과열 지역이 있기는 하다.

강남이 그곳으로 올해 바닥에 비해 7%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작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명목 소득과 관련해 강남 아파트값은 2002년말에 비해 올해 중반 기준으로 18% 저렴하다.

이런 데이터는 국제결제은행이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 내용과 합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8월 낸 보고서와도 부합한다.

IMF 보고서는 한국 부동산값에 대해 "소득과 연계해 장기적인 집값 추이를 보면 지난 90년대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감당할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부동산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는 서울의 일부 지역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제스퍼 킴의 지적과는 달리 한국의 신용 비용은 결코 싸지 않다.

한국은행이 기본 금리를 2%로 동결했지만 주택대출금리는 지난 두달간 0.75%포인트 이상 뛰어 6%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괄목할만한 상승이다.

본인이 한국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부동산값보다는 가계 부채다.

부동산값이 아직은 감당할만하다고 하지만 가계 부채는 다르다.

올해 중반 기준으로 가처분 소득의 139%에 달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높은 가계 부채율은 거시경제적 위험을 높이고 경기 회복도 더디게할 수 있는 장애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