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토지보상비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들 자금은 이르면 연말께부터 서울 2곳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정부가 보금자리 시범지구 개발계획을 고시하면서 추정한 보상비(용지비)는 토지 및 지장물 보상비와 영업 · 영농 등 손실보상비를 모두 합친 금액이다.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된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하는데도 보상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은 4개 지구가 서울시내에 있거나 가깝다 보니 '언젠가는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땅값이 그만큼 비싸졌기 때문이다.

특히 보상비를 개발면적으로 나눈 3.3㎡당 평균 단가는 서초(개발면적 36만1948㎡)가 311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이어 △하남 미사(546만2689㎡) 309만원 △강남세곡(94만677㎡) 296만원 △고양 원흥(128만7262㎡) 201만원 수준이다. 하남 미사 보상단가가 강남 세곡보다 비싼 것은 비닐하우스 등의 지장물이 많아 손실보상비(영농 · 영업 등)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보상비가 연말부터 풀릴 경우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보상비는 통상 50~60% 이상이 인근의 땅 매입(대토)자금으로 쓰이면서 주변 토지시장으로 재유입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재건축 · 뉴타운 등 서울권 아파트 시장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