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과 주공이 통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비효율과 중복투자 등의 폐해(弊害)를 없애고 경쟁력을 갖춘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자면 산적한 난제를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 우선 조직 융합을 통해 핵심역량 강화라는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토공과 주공은 지난 13년간 통합문제를 놓고 서로 고소 고발하는 등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본사 조직을 12개 본부에서 6개 본부로 줄이고 현 정원 7367명의 24%를 2012년까지 감축한다는 개편 방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서민주택의 안정적 공급,토지은행 확대시행 등 핵심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서둘러야 할 일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출범식에서 "토공,주공 등 과거 소속의식을 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형식적 통합을 뛰어넘어 화학적 통합을 이뤄달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더구나 토지주택공사 출범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공공기관 선진화의 신호탄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토지주택공사의 구조조정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공기업 전체 선진화 방안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토지주택공사는 총부채가 86조원에 달하고 금융부채만도 55조원이 넘는다. 이런 재무구조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이지송 사장은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지만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너스 잔치,입찰 비리 등으로 얼룩진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당면 과제다. 과거의 방만경영 이미지를 씻어내려면 복지체계를 수술하는 게 불가피하다. 경쟁을 통한 능력 중심의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져야 물리적 통합이 아닌 화학적 융합이 가능해진다. 자산 105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새출발하는 토지주택공사가 모범적 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