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최대 과제는 누가 뭐래도 '부채 줄이기'이다. 또 두 기업의 통합으로 인한 거대 조직 정비, 본사 지방이전 등도 만만찮은 과제다.

부채의 경우 2008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채 55조원을 포함해 총 85조7000억원이 넘는다. 2010년도 정부 예산(292조원)의 29%에 해당한다. 이대로 두면 2014년에는 198조원(금융부채 155조원)에 이를 것으로 LH는 자체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매년 6조원(금리 연 4%일 경우) 이상을 이자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LH 재무 부실의 근본적 원인은 국민임대주택 물량 급증과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정책사업 수행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결과다. 더욱이 앞으로도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초대형 정책사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단기간에 재무구조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LH는 조직의 군살빼기,전직원 연봉제,업무혁신 등 과감한 경영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실성은 다소 떨어진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LH는 불필요한 중복자산,재고 토지,미분양 아파트 등을 조기 매각할 경우 17조원의 부채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전체 부채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LH는 근본적인 부채 해결 차원에서 사장직속의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해 현재 재무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을 내릴 계획이다. 분석 결과 LH 자력으로 부채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국민들에게 협조를 구해 수익사업 참여 등 최후 수단도 고려 중이다. 국민들에게 가능한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국민적 이해를 구하고,수익사업을 도입해 부채 해결에 나서보겠다는 게 이 사장의 복안이다.

비용줄이기 측면에서 진행 중인 조직 슬림화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LH는 본사 조직을 12개 본부에서 6개로 축소하고,지사는 24개에서 13개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현재 7367명인 정원의 24%(1767명)를 2012년까지 정리할 계획이다. 정년,이직 등 자연감소인원은 700여명에 불과할 전망이어서 1000명 정도는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해야할 처지다.

지난 1일자로 발령난 1~2급의 경우 100여명이 자리가 사라져 앉을 곳조차 없어졌다. LH는 일손이 부족한 곳에 일단 이들을 배치해 활용하고,일부는 외부기관에 교육을 보낸다고 하지만 해당자들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신분이다.

LH가 지방의 어느 혁신도시로 옮겨갈지도 큰 과제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따르면 옛 토지공사는 전주혁신도시로,주택공사는 진주혁신도시로 각각 이전해야 한다. 이전 시기도 이들 두 기관은 다른 공공기관보다 1년 빠른 2011년 말로 못박혀 있다. 하지만 주 · 토공을 통합한 LH는 아직 이전지를 결정하지 못해 2011년 말까지 옮기는 것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보고 있다. 부지를 확정하고 사옥 설계 · 시공 등을 거치자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상지인 전주와 진주는 한치의 양보 없이 LH본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LH본사 이전은 LH 경영진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교통정리를 해야하지만 정치적 후폭풍이 두려워 정부도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