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만 해도 토지시장의 장기침체가 불가피해 보였다. 전국 249개 시 · 군 · 구의 땅값이 모두 떨어질 정도로 암울했기 때문이다. 환란(換亂)여파가 한창이던 1998년 2분기(-9.49%)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8개월 만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땅값이 떨어진 지자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 248개 시 · 군 · 구가 올랐고 전남 진도만 유일하게 0%로 변동이 없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8월 전국 땅값이 전월보다 평균 0.36% 올라 전월(0.21%)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0.42%) 이후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자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다.

보금자리주택과 뉴타운 개발 여파로 서울 등 수도권이 땅값 오름세를 주도했다. 서울이 0.63%,인천 0.41%,경기도가 0.4% 각각 상승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 성동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신분당선 연장 기대감 등으로 전월대비 0.803%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다. 경기 하남시도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미사지구) 개발 등으로 0.768% 올라 뒤를 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시 세곡지구(보금자리주택)와 구룡마을 재개발 기대감 등으로 0.734% 상승했다.

지방권은 상승폭이 0.06~0.15%에 그쳐 오름세는 미미했지만 전월보다 땅값이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67개 시 · 군 · 구가 전국 평균치 이상 올랐다.

토지거래량도 지난달 20만5977필지(1억7565만9000㎡)로 전년동기 대비 필지수는 18%,면적은 6.1% 증가했다. 용도지역별로는 개발제한구역(92.2%)과 공업지역(39.3%),이용상황(지목) 별로는 대지(21.2%),임야(18.0%)가 거래를 주도했다.

한편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역시 지난해 9월 통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 · 상가 가치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는 11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통계조사팀 정귀연 과장은 "주택 · 상가전망 CSI 작성을 시작한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CSI는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다. 기준치가 100을 웃돌면 6개월 후의 경기가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다만 이달 7일부터 수도권에 대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여파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이번주 0.05% 떨어져 지난주(-0.0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송파구(-0.23%)와 강동구(-0.10%)가 하락세를 이어갔고 강남구는 보합에 머물렀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잠실5단지는 올해 최고가에서 1억원 가까이 호가가 빠졌다.

강황식/성선화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