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 수도권 주택시장의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확대 시행으로 상가 · 오피스텔 등 임대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주 분양된 '주공아파트 상가'에 600여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달까지만해도 수도권 대부분의 신규 분양 단지내상가,근린상가는 미분양에 시달려왔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3일 대한주택공사 경기본부에 따르면 지난 16~22일 경기도 판교,남양주 진접,광명 소하,양주 고읍,오산 세교 등 5곳의 택지지구에서 진행된 '주공 아파트 단지내 상가'의 점포(103개) 분양에 몰린 입찰금(매입 희망가격) 총액이 600여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실제 팔린 상가의 낙찰가 총액도 212억2910만원에 달했다. 아울러 입찰 당일 주택공사에 입금된 입찰보증금(입찰금액의 5%)도 30억4300만원에 이른다. 상가를 분양받기 위한 입찰경쟁률도 치열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판교 주공아파트 상가의 경우 20개 점포에 123명이 몰려 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찰자들이 써낸 매입희망가격 총액이 500억원을 넘었다. 실제로 팔린 점포의 총 낙찰금액도 100억9385만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점포가 주공이 제시한 예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서판교의 A6-1 상가 1층 점포(분양평수102㎡)는 예정가(9억3900만원)보다 10% 높은 10억4000만원에 팔렸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판교 주공 상가는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에 달한다"며 "최근 기존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신도시나 택지지구내 아파트 상가는 분양 열기가 달아오를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판교 이외에 남양주 진접,광명 소하 등의 주공상가 분양에도 100억원이 몰렸다. 남양주 진접지구내 주공상가는 15개 점포 중에 14개 점포가 팔려나갔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기록이란 게 주공 측의 설명이다. 팔린 점포들의 낙찰가격 총액은 30억3400만원이었다. 광명 소하 지구도 19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인 10개가 낙찰됐다.

이처럼 상가 투자에 뭉칫돈이 몰린 것은 기존 주택에 대한 DTI 규제를 피해 넉넉한 유동자금을 가진 '큰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지내 상가를 포함,역세권 근린상가 등을 찾는 수요자들도 느는 추세다. 최근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LIG건영이 내놓은 EM프라자 점포도 팔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A은행이 최근 임차결정을 하면서 1층의 두 개 점포가 23억원,15억원에 분양됐다. 장동국 상가연구소 실장은 "이미 팔린 물건에 사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도 있다"며 "최근 상가 분양시장으로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