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과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매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감정가 7억원짜리 아파트가 매각원가(감정가격)의 130%인 수준인 10억여원에 팔리는 등 고가낙찰 사례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9일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감정가격 이상으로 팔린 이른바 '낙찰가율 100% 이상' 아파트 경매건수는 1월 5건(3.3%,전체 151건)에서 5배나 증가한 43건(17.3%,전체 249건)에 달했다.

이는 서울 · 수도권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매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입찰 경쟁률도 치솟았다.

지난 7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나온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11동의 120㎡(분양면적 36평형)짜리 주택은 1층인데도 불구하고 감정가(7억8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비싼 10억2565만원에 낙찰됐다. 시세(11억원)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은 131%에 달했다.

강은현 미래시야 이사는 "낙찰가율이 130% 이상 나온 경매 아파트는 2006년 이후 처음"이라며 "당시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를 경매로 매입하려면 낙찰가율이 130%는 돼야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에도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나온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354동 · 3층) 48㎡형(16평형)도 감정가(4억9000만원)보다 2억원이나 비싼 6억865만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이 124% 수준이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전 주에 같은 크기 아파트가 낙찰가와 맞먹는 6억50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낙찰가율 상승은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기에는 매입가격을 높여서 공격적으로 경매에 나서도 차익을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이 상당히 올라버린 현재 상태에서 과도한 시세차익 기대는 위험하다"며 "무리한 베팅보다는 실수요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우형달 경매전문컨설팅 GMRC 대표는 "하반기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상승폭이 낮을 수 있어서 무리한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