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까지 수도권 공공기관이 옮겨가는 지방권 10개 혁신도시가 녹색성장 거점도시로 개발된다. 특히 자족 기능을 높이기 위해 산 · 학 · 연 클러스터(집적단지)가 특화 개발되고 특목고 · 자립형사립고 등 교육 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국토해양부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공청회 · 연구 용역 등을 통해 마련한 10개 혁신도시 발전 방안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 · 재정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6일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고 지원이 필요할 경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사안별로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용지 공급가격 14.3% 인하

국토부는 우선 지난 4월 발표한 대로 산 · 학 · 연 클러스터 용지 등을 38% 확대하고,용지 공급 가격도 14.3% 내리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지구별 개발 및 실시계획을 변경해 이런 내용을 반영하는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할 예정이다.

발전 방안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클러스터 용지가 광역 거점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구별로 특화 개발된다. 자족 기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우선 부산혁신도시에는 해양수산(동삼) 금융중심(문현) 영화영상 및 문화콘텐츠산업(센텀)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또 △대구는 교육학술 · 비즈니스 · 그린에너지 △광주 · 전남(나주)은 신재생 · 문화예술 · 정보통신 · 식품산업 △울산은 에너지 · 환경 △강원(원주)은 건강생명 · 에너지 · 비즈니스 · 관광문화 △충북(진천 · 음성)은 연구개발 · 정보통신 · 교육연수 △전북(전주 · 완주)은 농생명 클러스터가 각각 조성된다. 이 밖에 △경북(김천)은 그린에너지 · 연구개발 · 첨단도로교통 등 6개 △경남(진주)은 신재생에너지 · 혁신비즈니스 등 5개 △제주는 교육연수 · 주류제조 · 관광 등 3개 기능을 갖춘 클러스터로 각각 개발된다.

또 정부의 녹색성장 방침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한 저탄소 · 에너지절감형 녹색집약도시로 개발된다.

이를 위해 총 161㎞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 등 녹색 인프라가 구축된다. 대구혁신도시는 솔라시티 조성계획과 연계한 신 · 재생에너지 시범도시,광주 · 전남은 열병합발전소 및 에코타운 등 자원순환형 에너지 타운,강원은 자전거 생활화 시범도시 등으로 개발된다. 전북혁신도시는 전주시와 완주군을 연결하는 폭 53m, 길이 4.4㎞의 친환경 도로인 '파크웨이(park-way)'를 건설한다.

◆아파트용지 용적률 높인다

혁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클러스터 용지 확대에 따른 주거용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구혁신도시는 공동주택용지 용적률(135~165%)을 200%까지 높이기로 했다. 그 대신 이주자 택지와 연립주택 용지를 줄여 2배 이상 늘어난 클러스터용지(53만㎡) 수요를 맞춰주기로 했다. 충북혁신도시도 산업용지가 당초 42만㎡에서 52만㎡로 늘리는 대신 공원 · 녹지율(26.6%)을 25%로 낮추고 공동주택용지 용적률(160%)은 180%로 높여 용지 수요를 맞추기로 했다. 전북혁신도시 역시 공동주택지 용적률을 180%로 10~15%포인트 더 높일 예정이다.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해 특목고 · 자사고 등 우수학교를 유치하고 공공디자인,범죄예방,무장애 설계 등 선진 도시기법도 적용된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직원 및 가족의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민간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다.

대구의 경우 3만3000㎡ 부지에 240명 규모(12학급)의 제2과학고를 2011년 3월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광주 · 전남도 자립형 사립고(한전고)를 신설하고 전남과학고,전남외고를 혁신도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강원혁신도시는 민족사관중학교 설립을 위해 교육청과 협의 중이다.

지방 부동산시장 영향은

이들 방안이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이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구상이 구체화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데다 지방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기 때문.중 · 장기적으로도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대폭 늘린 산업용지만큼 민간기업 유치에 성공할 경우 인구 유입이 늘어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겠지만,유치에 실패할 경우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민간기업 유치가 성패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