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4일 "청와대가 세종시 수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차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종시 원안 추진 논란에 대해 "세종시 수정안을 청와대가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나름대로 고민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할 테고 국회는 이것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의원은 "세종시가 수도권과밀화를 해소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과밀해소는 못하고 수도권을 확장하는 효과밖에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는 세종시를 추진하되，이것이 정말로 유령도시가 안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차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의 안으로 세종시를 강행한다면 유령도시를 하나 더 만드는 결과밖에 안 된다"면서 "관공서 몇 개를 더 옮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종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세종시는 원안대로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정 내정자가 평소에 어떤 정책을 검토할 때 교과서에 나온 매뉴얼대로 보지 말고，또 주변의 눈치를 보지 말고，과학적 현실에 입각해 정책을 펼 것을 주장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세종시와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하고 있지 않다"며 공식 부인했다. 박선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차 의원의) 말은 맞지 않다"면서"다만 세종시에 대해 지역에서 여러 여론이 갈리는 상황에 대해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