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르포] 亞 부동산 동반상승…말레이시아ㆍ홍콩 투자자 화색
말레이시아,홍콩,인도 등 급락하던 아시아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아시아 곳곳의 주택 급매물이 소진되고 오피스 임대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까지 거두며 2억~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투자자 2억~3억원 수익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몽키아라 지역.1997년부터 고급 주택이 들어서는 미니신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다. 쿠알라룸푸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가장 높은 곳에 2006년 완공된 최고 33층 높이의 '아유리아'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

이날 한 젊은 부부가 쿠알라룸푸르의 명물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보이는 아파트를 사기위해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매물로 나온 13층을 둘러봤다. 10년간 부동산 중개를 해온 초이앤씨는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은 올해 초 바닥을 쳤고,2개월 전부터 몽키아라 지역에서 주택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급매물이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사업가 한국인 A씨는 이 아파트(247㎡ · 75평)에 투자해 2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그는 2007년 초 83만링깃(1억990만원 · 1링깃 240원)에 구입했다가 3개월 전에 100만링깃(3억6000만원 · 1링깃 360원)에 팔았다. 현재 시세는 4억원 선(1링깃 350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아 그는 양도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한동안 주춤했던 분양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처음 시내 중심가에서 고급 주상복합인 파빌리온(PAVILON)의 1타워(총177채)가 지난주 분양을 시작했다. 파빌리온 분양대행을 맡고 있는 DTZ 쿠알라룸푸르 지사의 브라이언 코 이사는 "파빌리온이 올해 첫 분양 아파트"라며 "이 주상복합의 성공 여부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올 2월 바닥 찍어

홍콩의 부동산 시장은 올 2월 바닥을 찍고 2006년 최고가를 회복 중이다. 고급 주택의 경우 1분기에만 이전 분기 대비 집값이 21.9%나 올랐다. 1평방피트당 평균 1만2955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고급 주택들이 몰려있는 '피크' 지역은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1평방피트당 1만6403홍콩달러에서 2만250홍콩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상승률만 23.5%에 달한다.

아파트 월세도 뛰었다. 최근 신규 주택단지가 들어선 구룡지역에서 집을 구한 한국인 박씨(금융업계 근무)는 "한 달 새 월세 가격이 15% 이상 뛰었다"며 "115㎡(35평)의 월 임대료가 600만원에 달했던 2006년 최고가에 거의 육박했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풍부한 유동성과 낙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인해 향후 1년 내에 5% 이상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뭄바이는 연말께 오를 듯

인도에서는 올해 초까지 외국계 기업 임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간 '엑소더스' 후유증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했다.
지난 1분기 뭄바이 상업지역의 오피스는 공실률이 치솟고 임대료가 최대 3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평방피트당 500루피였던 임대료가 올초 1평당피트당 350루피까지 급락했다. 덴마크의 선박기업인 A.P몰러머스크의 경우 지난해 42명이었던 뭄바이 현지 직원수를 올초 2명으로 줄였다.

이에 인도 정부는 글로벌 기업에 부과하던 '직원용 주택에 대한 세금(fringe benefit tax)'을 폐지할 예정이다. 외국기업들이 직원들의 주거비용을 대줄 경우 20%가량의 세금을 매겼으나 내년 4월부터는 이 제도가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외국 기업들이 주거비용 부담 때문에 주재 직원수를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뭄바이 고급 주택가의 시세는 1평방피트당 1만5000~2만루피 선.지난해에 비해 1평방피트당 5000루피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시내 아파트 월세 역시 지난해 1평당피트당 100~200루피에서 현재 50~150루피로 떨어진 상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는 "가격이 최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올해 말 예전 가격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 · 뭄바이 · 홍콩=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