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난 부동산 시장 둘러보니‥
문의 많지만 시세보다 싼 매물만 거래…규제강화 움직임에 오름세 주춤
잠실주공5단지, 3천만원 낮은 급매만 가끔 거래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진중해졌어요. "

휴가 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이 전하는 부동산시장 분위기다. 매수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조금이라도 싼 매물을 중심으로만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매도자들은 호가를 올려 부르고 있어 거래가 뜸해졌다. 다만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에 한해 거래가 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휴가기간이 끝나면 거래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가을 성수기 부동산시장 동향을 예측할 수 있었던 예년과 다른 상황이다.

과천의 김현숙 우리공인 대표는 최근 매매시장을 "수요자들이 현명해졌다"는 말로 요약했다. "대출을 많이 안 받고 조금이라도 비싸면 안 산다"면서 "그렇다고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다 보니 가격이 횡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당 정자동의 오영석 이화공인 대표도 "과거에는 집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면 추격매수를 하는 수요자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면서 "수요자들이 급매만 찾으면서 정자동 171㎡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매도호가(13억원)와 매수호가(10억원)의 격차가 3억원까지 벌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주부터 조금씩 거래가 회복되고 있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도 급매를 중심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이형관 개포동명공인 대표는 "개포주공4단지에서는 시세보다 1000만원 정도 낮게 나온 물건을 중심으로 13건 정도 지난주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의 박준공인 관계자도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매도자들이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낮은 매물을 이따금 내놓는데,나오는 대로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주 서울시가 정비구역지정안을 통과시킨 강동구 고덕주공 아파트 등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호가와 시세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인근 부동산랜드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과 비교해 호가가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면서도 "하지만 매수세는 뚜렷하게 붙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예년보다 비수기가 늦게까지 지속되고 있는 시장분위기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 상반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원인으로 꼽았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확실한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서 수요자도 매입을 망설이고 있다"면서 "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움직임에 계약을 파기하려다 관련 정책을 유보한다는 정부 발표에 다시 계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6월부터 비수기에 접어드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7월 초까지 매매가 상승세가 계속됐다"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 한 9월 초까지 소강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