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공단이나 시화공단 내에서도 1650㎡(500평) 미만의 소형 공장용지가 시세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수도권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소형 공장용지의 가격이 벌써 평균 3.3㎡당 50만원 높게 매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설립법 개정으로 이번 달부터 산업단지 내에서 공장용지를 1650㎡ 미만으로 쪼개 매매할 수 없게 되면서 소형 공장용지의 희소가치가 올라가서다.

정부가 최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수도권 내에서 연접개발제한(일정 면적 내에서 개발 규모를 제한하는 것)을 완화,공장용지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이 늘어나게 된 것도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 공장용지 거래를 활성화하는 이유다.

최근 LCD부품을 생산하는 신성델타테크가 규제 완화로 6600㎡(2000평)의 공장용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비롯해 공장용지로 이용할 수 있는 땅이 수도권 내에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공장용지의 거래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도권 인근에서는 새로 산업단지를 개발하려는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충남 당진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당진 테크노밸리를 분양하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우영디앤씨도 충남 아산에서 약 33만㎡(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내년 봄에 분양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충청남도와 조율 중이다. 이 회사의 조우영 사장은 "삼성전자 탕정 사업장의 협력업체들을 위한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올해 초까지 세계 반도체 경기가 안 좋아 사업이 쉽지 않았다"면서 "2분기부터 상황이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어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공장용지 매매가 상승이 늦어도 올 가을부터는 화성,평택 등 수도권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매매전문 투모컨설팅의 강공석 사장은 "인천 남동공단 등 산업단지의 땅값은 수도권 전체 공장용지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 공단 내에 있는 업체들이 증설을 하기 위해 공단 바깥의 공장용지를 매입하게 되고 그만큼 땅값이 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산 테크노밸리를 분양하고 있는 김현진 한화그룹 팀장은 "수도권 내 공장용지 가격이 회복되면서 그쪽을 처분하고 확장 이전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들은 벌써 실물경기 회복에 대비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