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3조원가량 늘어나면서 2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늘어만 가는 주택대출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3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대출은 올해 1월 2조2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2~4월에 각각 3조3000억원씩 증가했고 5월에는 2조9000억원,6월엔 3조8000억원 순증했다.

지난달 7일 감독당국이 수도권 비투기지역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내린 이후에도 주택대출 급증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LTV는 주택의 담보가치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을 나타내는 용어로 현재 투기지역(강남 3구)의 경우 40%,수도권 비투기지역은 50%,그외 일반지역은 60%가 적용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나온 규제는 실수요자 대출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주택대출이 한꺼번에 줄어들기는 어려웠다"며 "8월까지 주택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세도 여전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여전하다. 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 올라 8주 연속 상승했다.

전주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69곳에 달해 6월22일 기준(48곳)보다 크게 늘어났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값도 전주보다 0.1% 상승해 각각 12주,9주 연속 오름세를 탔다.

다만 서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6월 말,7월 초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졌다.

◆"현재로선 추가 대책 없다"

금융감독 당국은 "LTV 하향조정 이후 집값 상승세가 어느 정도 꺾였다"며 "현재로선 추가 대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7월 순증액 3조원 가운데 집단대출 증가분이 2조원 이상 차지하고 있다"며 "기존에 계약된 대출의 중도금이나 잔금이 계속 나가는 것이기에 신규 대출 증가분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분양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이지 강남 집값 등 부동산 가격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규제대상이 아니다"며 "국토해양부도 집단대출 규제를 반대하고 있어 추가 규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을 줄일 수 있는 추가 조치로는 LTV 추가 인하,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지역 확대,은행별 대출총량 규제 등이 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면 LTV를 더 낮추거나 DTI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김현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