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둔화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로 접어들면서 수요자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정부의 규제강화 예고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매수문의가 줄고 관망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 인상에 이어 변동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부 매수자들은 가격 조정과 금융부담으로 출시되는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3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7월 24~30일) 서울지역 아파트값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0.06%)보다 0.02%p 떨어진 0.04%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6월말 0.16%를 정점으로 ▲0.15% ▲0.14% ▲0.07% ▲0.06% ▲0.04%로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5%, 0.04%로 전주와 비슷했다.


서울지역은 보합세를 보인 지역이 지난 주보다 늘었고 강남3구 상승폭도 둔화됐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가 0.11% 오른 것을 비롯해 ▲양천(0.09%) ▲영등포(0.08%) ▲은평(0.08%) ▲강서(0.07%) ▲마포(0.06%) 순의 변동률을 보였다. 강남3구는 ▲강남(0.06%) ▲서초(0.03%) ▲송파(0.01%) 순으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대출규제로 매수 문의가 뜸했던 강동구는 고덕시영의 정비구역 지정안이 지난 26일 심의를 통과하면서 2000만원 가량 올라 거래가 이뤄졌다. 매도호가가 4000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지만 은행권 대출금리인상 예고에 문의는 다시 끊겼다. 고덕주공3단지는 구역지정심의안 통과 이후 추가 상승은 없었지만 급매물 위주로 1~2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소폭 하향 조정된 매물이 나오면서 112㎡가 12억 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는 많지 않았다. 가락시영1차 56㎡는 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신도시는 이번주 분당(0.07%)과 평촌(0.04%), 산본(0.04%), 중동(0.02%), 일산(0.01%) 순으로 올랐다.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 삼성아데나루체의 경우 강남이나 수지 쪽에서 오는 매수자들이 꾸준하다. 반면 최근 거래가 뜸해지면서 호가 조정된 매물이 출시된 야탑동 목련영남, 한일 등 일반아파트는 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평촌은 초원부영, 관양동 공작LG 등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됐다.

수도권에서는 수원이 0.11%를 올랐으며 ▲광명(0.09%) ▲용인(0.09%) ▲안산(0.07%) ▲구리(0.06%) ▲김포(0.06%) 등이 소폭 올랐다.일부 지역에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거래량은 많지 않다.

수원에서는 서울-용인고속도로 개통으로 영통동 황골주공1,2단지가 500만원 가량 올랐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결성을 준비중인 광명 철산동 주공4단지와 재건축을 진행 중인 주공9단지는 수요가 꾸준히 형성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용인은 상현동 벽산블루밍, 만현마을 등 서울~용인고속도로 주변 단지의 인기는 꾸준한 반면 마북동 교동마을, 이동면 라이프타워,동아 등 상대적으로 수요가 뜸한 단지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양주(-0.06%)와 성남(-0.02%) 등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주는 고읍지구 입주 영향으로 덕계동 현진에버빌1,2단지가 250만~500만원 가량 떨어졌고 성남시는 저가매물이 거래되면서 태평동 태평선경, 하대동 제일 등의 시세가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정부가 규제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라며 "여기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폭염과 여름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중순까지 숨고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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