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주택시장이 여름 비수기에 들어섰다. 휴가철인데다 기온도 높고 장마도 겹치면서 수요자들이 집을 덜 보러 다닌다는 게 이유다. 그러면 실제로 날씨와 비수기인 7월의 집값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기상청과 국민은행의 자료를 토대로 1999년 이후 10년간 날씨에 따른 서울 집값 동향을 조사해본 결과 7월 집값 상승률은 강수량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비가 많이 온 해에는 6월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적게 온 해에는 상승률이 더 올라간 것으로 밝혀졌다.

7월에 400㎜ 이상 비가 온 해는 2001년과 2003년,2004년,2006년,2008년으로 2001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7월 집값 상승률이 6월 집값 상승률보다 낮았다. 특히 1014㎜의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한 2006년에는 6월에 0.7%를 나타냈던 집값 상승률이 7월에 0.3%로 주저앉았다.

반면 200㎜ 전후의 적은 강우량을 나타냈던 해에는 어김없이 7월 집값 상승률이 6월보다 높았다. 강수량이 230㎜를 기록한 1999년에 6월 0.3%에 불과했던 집값 상승률은 7월 들어 0.7%로 뛰었으며 2002년에는 0.6%이던 집값 상승률이 2%로 크게 올랐다.2000년과 2005년, 2007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국지성 폭우가 유독 많았던 올해도 마찬가지다. 24일 현재까지 624㎜의 비교적 많은 강수량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률은 6월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 들어 계속 떨어져 지난주에는 0.06% 오르는데 그쳤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현장을 찾아가서 물건을 직접 봐야하는 주택 시장의 특성상 장마가 길어지거나 비가 많이 오면 필연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수 밖에 없다”면서 “7월 들어 현장을 찾는 수요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