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와 함께 서울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매수 관망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주요단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데다가 정부의 유동성 관리에 대한 우려도 겹쳤기 때문이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6월 10~16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상승률이 절반으로 둔화돼 0.07%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4주동안 가격 상승폭이 컸던 강동구와 노원구, 도봉구 등의 주간 상승률이 한 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수도권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인0.04%를 기록했으며 신도시는 이번주 0.03%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서울지역은 강동구가 0.19% 오른 것을 비롯해 ▲양천(0.17%) ▲서초(0.16%) ▲강남(0.08%) ▲노원(0.07%) ▲용산(0.07%) ▲도봉(0.06%) 순으로 올랐다.

강동구는 대출규제 영향으로 지난주에 이어 재건축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 2주 연속 둔화세를 보이면서 투자를 고려했던 매수자들이 가격 조정을 기대하며 대기수요로 돌아섰다.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는 정비예정구역은 아니지만 8월 7일부터 시행되는 도정법에 따라 안전진단을 신청하기 위해 주민동의를 받고 있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으로 일부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는 주공1단지가 공람에 들어가면서 사업추진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이어졌다. 49㎡ 면적은 12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가격이 크게 오른 재건축을 비롯해 특별한 호재가 없는 일반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크게 줄었다.

특히 동북권 르네상스 수혜지역 상승폭도 둔화됐다. 노원은 상계동 주공1,9단지가 매물도 줄고 호가도 많이 올라 수요가 주춤했다. 도봉 지역도 창동 주공3단지 등이 6월 반짝 거래되고 난 후 매수문의가 줄어 거래는 소강상태이다.

신도시는 평촌(0.08%)과 중동(0.08%), 산본(0.07%), 일산(0.03%), 분당(0.01%) 순의 변동률을 보였다.
평촌의 경우 호계동 무궁화코오롱, 무궁화금호, 무궁화한양, 관양동 한가람세령 등 중소형 매물 위주로 실수요 문의는 꾸준했다. 중동은 급매물 찾는 문의가 있지만 매도호가가 조금씩 오르면서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 무지개LG, 중흥주공 등의 시세가 올랐다. 분당은 수요자들의 문의는 꾸준하지만 대출규제 강화 예고 등의 영향으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수도권지역의 경우 과천이 0.23% 오른 것을 비롯해 ▲동두천(0.11%) ▲시흥(0.08%) ▲고양(0.06%) ▲광명(0.06%) ▲수원(0.05%) ▲용인(0.05%) ▲인천(0.05%) 등이 이번주 오름세를 보였다.

재건축 추진단지 등 주요단지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과천 역시 매도호가 상승으로 거래는 감소했다. 별양동 주공6단지, 부림동 주공7단지가 1000만원 가량씩 올랐다. 용인은 급매물은 이미 소진되고 6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많은 성복동은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매수 문의가 줄어 거래도 뜸하다. 자금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일부 수요자는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예고에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집주인들이 가을시장을 기다리며 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정부의 유동성 관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지적으로 재료가 있는 지역은 오른 가격에서도 거래가 간간히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가 강도 높은 추가 대출규제를 내놓을 경우 매수심리 위축은 물론 거래 감소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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