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 목적...토목 수주 임원 '상종가'
대우, 현대건설 등 대형사 출신 영입 1순위


올들어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 건설인력 영입이 활발하다.

건설경기 침체로 일부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서도 재무구조가 괜찮은 중견 건설사들은 경쟁적으로 '전문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구조조정 등에 따른 인력 이동이 많은 지금이 대형 건설사의 실력있는 본부장급 출신을 채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인재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의 토목부문 수주담당 임원 출신이 단연 '상종가'다.

사업구조가 대부분 주택건설 위주인 중견 건설사들은 토목 분야가 특히 취약한데다 올해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등 토목분야의 공공공사 발주를 대폭 늘릴 예정이어서 영업력 확대의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회사별로는 시공능력평가 1위의 대우건설과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 출신 경영진들의 몸값이 높다.

LIG건설은 최근 토목전문 회사인 전 SC한보건설 인수와 발맞춰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장, ㈜제2영동고속도로 사장 등을 지낸 강희용(62)씨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해 토목분야의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과거 LIG건영 시절의 주택ㆍ건축 중심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토목분야의 최고 실적을 보유한 현대건설 출신인 강 사장이 적임자라는 게 회사측의 평가다.

LIG건설은 역시 현대건설 출신인 김명회(57) 전 쌍용건설 전무를 토목본부장으로 발령했고, 현대건설 상무를 지낸 장국주(60) 전 동광건설 부사장을 조만간 공공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건축사업본부장에는 대우건설과 신세계건설 본부장 등을 지낸 전태성(53) 상무를 선임했다.

역시 주택사업 위주인 우미건설은 최근 공공공사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토목, SOC 전문가인 이명현(57) 전 고려개발 부사장을 공공수주 부문 사장에 선임했다.

지난해에는 대림산업의 재개발ㆍ재건축 수주 담당이던 임영씨를 전무로 발탁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공공공사와 재개발ㆍ재건축 등 수주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목 전문가 영입에는 대형 건설사도 빠지지 않는다.

롯데건설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토목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연초 토목 엔지니어 출신인 박창규(60) 전 대우건설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4월에는 역시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 출신인 도은대(60) 전무를 부사장에 선임했다.

롯데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공공부문에서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

극동건설은 전 분야에 걸쳐 전문가를 영입했다.

지난 3월말에는 전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출신인 윤춘호(59)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데 이어 한장훈(54) 전 대우건설 주택사업 담당 상무를 건축사업본부장 전무에, 제해찬(54) 전 동부건설 토목사업본부 영업담당 상무를 토목사업본부장 전무에 앉혔다.

강성동(47) 전 대우건설 주택사업팀장은 이 회사 건축사업본부 건축사업 담당임원(상무보)으로 투입됐다.

회사 관계자는 "웅진그룹에 인수된 후 경기 침체 등으로 다소 부진했던 건설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건설사 출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며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해당 분야의 영업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양도 최근 주택사업 강화를 위해 이희석(54) 전 대우건설 상무를 건축ㆍ주택사업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선임하고, 이달에는 토목사업을 비롯한 경력직 10명을 선발하는 등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인력 보강에 나섰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된 지금이 좋은 회사의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 하기에는 좋은 시기"라며 "대ㆍ중ㆍ소 건설사간의 인력 이동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