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보다 먼저 달아오르는 부동산시장을 보는 주택 수요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급매물이 쏟아져도 잘 팔리지 않던 때가 불과 6~7개월 전인데 이제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일부 지역 집값이 뛰고 있어서다. 그런가 하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워진 버블세븐의 상승세와는 달리 지방은 아직도 한기가 돌고 있다. 서울 강남 3구(강남 · 서초 · 송파)를 제외한 수도권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기준을 하향조정(60%→50%)한 정부가 다음에 내놓을지 모를 '카드'도 부담스럽다. 이럴 때 주택 투자자나 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일단 강남 재건축 아파트나 수도권 일부 버블세븐지역 아파트는 주식과 같은 투자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투자상품의 특성은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부사장)은 "집값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특히 "강남 재건축을 비롯한 일부 지역 집값은 가계소득에 비해 많이 부풀려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투자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상승률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저금리와 풍부한 개발호재로 서울을 비롯한 일부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국지적으로 과열국면을 맞고 있다"며 "강남의 경우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빠질 때도 많이 빠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실수요자라면 값이 싸게 나오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나 보금자리 주택을 노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