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은 요즘 정신이 없다. 쏟아지는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 문의에 상담을 해주느라 눈코 뜰 새가 없어서다. 서용식 수목건축 사장은 7일 "정부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법제화한 이후 하루 평균 30~40통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직접 방문객 이외에는 상담을 해주지 않는다"며 "고객 중 일부는 100만~500만원에 이르는 컨설팅 비용을 부담하면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잡아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관련법에따라 사업허가를 내주게 될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기존 일반주택에 비해 주차시설 마련 기준이 완화되면서 사업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방과 휴게공간 등을 공동으로 하느냐,개별로 마련되느냐에 따라 기숙형과 원룸형으로 나뉘어진다. 주방과 세탁실이 공용으로 갖춰지는 기숙사형은 세대당 주차대수가 0.1~0.3대이며 원룸형은 0.2~0.5대다.

주차대수 기준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시의회는 세대당 주차기준을 0.3대(기숙사형)~0.5대(원룸형)로 하는 관련 조례를 조만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 때문에 도시형 생활주택은 일반 다세대 주택(세대당 1대)보다 주차공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1 · 2인세대는 갈수록 급증하는 반면,소형주택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 임대 수요 또한 탄탄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10억원을 투자할 경우 도시형 생활주택의 연간 수익률을 7~9%대 이상으로 예상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관련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직접 토지를 사서 개발하기도 하고,토지 소유자의 개발 의뢰를 받아 사업을 대행해 주는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을 해주기도 한다.

한 업체는 '제1호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지자체가 조례를 통과시키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허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체는 모 저축은행과 함께 공사비를 대출해 주는 금융상품을 개발했다. 서울 강남권의 유명 역세권에서 유흥업소 종사자만을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업체도 있다. 수수료를 받고 건물을 지어주거나,주택임대 · 관리 등을 대행해 주는 업체도 나왔다. 역세권 등에 땅을 가진 일반인들도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사업 전망이 좋아 보이자 벌써부터 대규모 공급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서 사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심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사업성이 좋다"며 "다만 건물을 싸게 지어서 짧은 기간에 많은 이윤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면 나중에 슬럼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찾는 임차인들이 건물 내 · 외관의 디자인과 편리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