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대기업 자율 구조조정 강조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3일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대출기준 강화 등 선제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조찬강연에서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이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실물부문으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M&A)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시중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는 한편 당분간 중소기업 지원정책기조를 유지하되, 보증 내실화 유도 등 위험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진 위원장은 "최근 시장 안정 추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시간을 벌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지나갈 수 있다는 시장 분위기가 일부 형성됐다"며 "그러나 과거 무리한 경영으로 생긴 기업의 취약한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야 위기 이후 탄력 있는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그룹은 약정에 따른 자구노력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와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대기업그룹도 위기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취약요인을 점검해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당초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회사(PEF) 허용을 동시에 추진하려고 했지만, 법 개정이 늦어지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SPAC부터 허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규제 완화와 강화 사이에 혼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스템 위험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가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사전적인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상장기업의 신주 발행가를 완전 시가제로 전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시 인수자가 재무적 투자자에게 과도한 풋백옵션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금융회사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좋은 조건의 풋백옵션을 부여받으면 당장은 좋지만, 인수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그 부담도 채권은행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