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29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 결정에 대한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인수 3년 만에 어쩔수없이 대우건설을 시장에 다시 내놓게 된 아쉬움도 털어놨다.

오 사장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가 그룹의 유동성 논란으로 번진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후 최근까지 풋백옵션 문제로 인해 그룹 유동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권은 여신 한도를 줄이고 신규 자금 대출 대신 상환을 요구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대한 시장의 의심과 오해가 유동성 위기라는 현실로 이어지면서 결국 대우건설 매각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오 사장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 외의 대규모 지분을 매입한 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는 "보통 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서는 '50%+1주' 또는 35% 안팎의 지분만 필요하지만,당시 인수 후보 기업으로서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채권단의 요청대로 72%의 지분을 모두 가져왔다"며 "이 중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39%의 풋백옵션 물량을 제외한 33%의 금호 보유 지분에 대해서는 재매각이나 담보대출 권리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오 사장은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기존 재무적 투자자의 대우건설 지분 39.6%와 경영권'을 매각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분을 인수하는 쪽은 2006년 당시 가격인 주당 2만6262원으로만 사도 3조4800억원으로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확보에만 필요한 지분을 팔아야 인수 후보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고 매각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오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다만 채권단에서 추가 지분 매각을 원하면 금호아시아나가 보유한 지분(33%) 중 일부를 추가로 내놓으면 된다"며 "일단 금호아시아나가 투자자들의 풋백옵션을 가져와 매각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매각 손실 규모가 시장의 예측과는 달리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대우건설은 매각 발표 이후 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옵션 행사 가격은 기존 투자자들의 첫 취득 가격(대우건설의 경우 2만6262원)과 풋백옵션 제시 가격(3만1500원) 사이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회계처리상 매각손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